제1458장

서하윤은 냉랭한 표정으로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며 차갑게 물었다. “당신, 할머니께 무슨 말을 한 거예요?” 차은우는 차가운 시선으로 차관우를 바라보았다. 기억을 잃은 그는 차관우를 완전히 낯선 사람처럼 대하고 있었다. 차관우는 불안한 눈빛으로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별 얘긴 없었어. 난 어머니의 아들이잖아. 아들이 어머니를 찾아왔는데 무슨 특별한 얘기를 하겠어? 그냥 건강 상태가 걱정돼서 온 거야. 몇 년 동안 같이 지내지 못했으니, 나도 효도를 좀 하고 싶어서. 너희들이 왔으니, 마침 잘됐네. 나 일이 있어 먼저 가볼게. 어머니 잘 보살펴.” 차관우는 어머니의 건강이 이렇게 악화된 상태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 그저 몇 마디 불경스러운 말을 했을 뿐인데,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릴 줄이야. 그는 단지 어머니가 그동안 자신을 멀리하고, 깔보던 지난날이 너무나도 억울했을 뿐이었다. 왠지 모르게 차은우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뒤로는 더 이상 혼자 살고 싶지 않아졌다. 본가로 들어가 어머니, 그리고 차은우와 같이 살고 싶었다. 비록 그동안 차씨 가문 출신이라는 명분으로 밖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칭찬을 받았지만, 그도 서서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대로 살아선 안 된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며 예전에 그가 괴롭힌 사람들이 나타나는 꿈을 꾸게 되었고, 점점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워졌다. 심지어 여자를 데리고 와도, 다음 날이면 악몽을 꿨다며 떠나버렸다. 그것도 너무 끔찍한 꿈이라고 말했다. “대체 무슨 말을 하셨어요?” 차은우가 차갑게 물었다. 차관우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본래도 이 아들을 무서워했는데, 기억을 잃고 더욱 냉정해진 차은우를 보며, 그는 차은우를 마주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말했잖아, 별다른 말 안 했다고! 그보다, 너희들 그동안 어머니를 어떻게 보살핀 거야? 어떻게 이 정도로 병이 심해질 수가 있어?” 서하윤은 깊이 숨을 들이쉬며, 차관우에게 더 이상 좋게 말할 여유가 없었다. “할머니가 무사하시길 빌어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