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0장

차은우는 서하윤과 처음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는지를 기억해 냈다. 최금주가 깨어난 후, 차은우가 그 기억들을 이야기하자 그녀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기억이 돌아왔다니? 정말 다행이야. 이제 할머니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단다.” 최금주는 눈앞의 차은우를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서하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자신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위안이 되었다. “너, 앞으로 하윤이 잘 챙겨줘야 한다.” 최금주는 차은우에게 다시 한번 당부했다. 두 아이가 겪은 시련이 너무 많았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건 여자에게 있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여자에게 있어 몇 번의 5년이 주어질까? 그녀는 은우를 믿었고 하윤도 믿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온갖 방해꾼들이 끊임없이 소란을 피우며, 그들을 괴롭힐 수 있다는 사실이 걱정스러웠다. 그녀는 이를 염려하면서도, 자신이 더 이상 그들을 도울 힘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최금주는 두 사람에게 마지막 당부를 하고 난 후, 다시 한 번 깊은 피로감에 눌려 천천히 눈을 감고 잠들었다. 서하윤과 차은우는 최금주가 다시 눈을 감고 기운 없이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선 나가자. 할머니가 푹 쉬실 수 있게.” 서하윤이 차은우의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차은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병실 밖으로 나왔다. 병실 문 앞에서 차은우의 얼굴은 창백해 보였다. “차관우가 오래 못 살 거라 그랬지?” 기억을 잃기 전부터, 그는 이 아버지에 대해 막연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과거의 기억을 되찾았으니... 차관우는 이만하면 오래 살았다. 서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차관우가 지난 세월 동안 저지른 일을 보면, 그의 끝이 좋을 리 없다는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서하윤이 예상하지 못했던 건, 차관우가 최금주보다 앞서 죽게 될 줄은 몰랐다는 점이었다. 그것도 불명예스럽게 세상에 알려질 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