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6장
강은별은 서하윤이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윤길 씨네 가족이 날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 같아. 내가 이혼한 적 있다고 윤길 씨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 아마도 내가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나 봐. 윤길 씨도 가족분들이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씀하실 거라고는 생각 못 했던 거 같아.”
강은별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말투에는 그렇게 상처받은 기색은 없었다.
여기에 오기 전부터 그녀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아마도 자신과 남윤길이 이쯤에서 끝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때로는 조금 꿈같은 생각도 해봤다. 남윤길이 데뷔 초창기 때 언론에서 다루던 것처럼, 특별한 배경 없이 활동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다.
그랬다면 그들 사이에는 아무 장애물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감정은 더 순수했을 것이고, 관계도 훨씬 더 수월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인연이 닿지 못한 채 끝나버릴 것 같았다.
서하윤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호텔에서 잘 지내고 있어?”
“오성급 스위트룸인데 당연하지. 그냥 집이 그리워.”
강은별은 담담한 어조로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창밖을 내다보며, 낯선 이국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집 생각뿐이었다.
이런 고급스러운 스위트룸도 그녀의 작은 침대만큼 아늑하진 않았다.
“기다릴게.”
서하윤이 부드럽게 말했다.
강은별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 훠궈 먹고 싶어. 우리 학교 앞에 있는 그 훠궈집의 훠궈가 먹고 싶어. 돌아가면 같이 먹으러 가자, 응?”
“항공권 예약했어?”
“응, 모레 거로 했어.”
“그럼 모레 내가 공항에서 데리러 갈게. 그리고 같이 훠궈 먹으러 가자.”
강은별은 그러자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낯선 땅에서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은 생각하지 않아도 누군지 알았다.
문틈으로 보니 남윤길이 문밖에 서 있었다.
강은별은 잠시 망설이다가 그래도 문을 열었다.
그러자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