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9장

서하윤의 미소는 금세 굳어졌다. 그녀는 서하경의 목소리가 왠지 기운이 없어 보인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졸업하고 학교를 떠나다 보니 친구들이랑 헤어지는 게 적응이 안 돼서 그래? 나랑 네 매형 지금 리조트야. 와서 같이 놀까?” 그 말에 옆에 있던 차은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우리 사이에 끼어들어 방해하겠다고? 눈치가 없는 놈이라면 이 매형의 위엄을 오늘 제대로 알려줘야겠어! “그게 아니라, 누나... 아까 어떤 사람이 날 찾아와 자기가 우리 아빠라고 하는데...” 서하경은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서하윤은 안색이 완전히 얼어붙은 채 온천탕에서 나와 걸어 나갔다. 차은우 역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다. 서하경은 단순히 그들 사이에 끼어들려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너한테 뭐라고 했어?” 서하윤이 나지막하게 물었다. 며칠 전, 서하준과 서하민도 그녀에게 서찬호가 그들을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서찬호는 그들과 단순히 만남을 가지러왔다고 했지만 형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서찬호가 분명 목적을 가지고 찾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미 몇 달 전부터 그가 서울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혹시라도 강서진의 삶을 방해할까 봐 여태 모르는 척 했던 것이다. 처음엔 실종된 게 기억상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사해 보니 그는 줄곧 본명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찾아온 걸 보면 기억상실 같은 건 애초에 없었던 게 확실했다. 결국 서찬호는 서하준과 서하민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보낸 채 서하경에게 찾아갔다. 워낙 영리한 서하경은 서하윤의 말에서 바로 실마리를 알아챘다. “누나, 아빠가 살아있다는 말에도 별로 놀라지 않네요?” 서하윤이 대답했다. “몇 달 전에 이미 마주쳤어. 그리고 며칠 전에는 큰오빠와 둘째 오빠한테까지 찾아갔지. 그때 오빠들은 분명 너와 엄마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경고했었는데 결국엔 너한테 찾아갔구나.” 서하윤은 의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