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1장
부드러운 서찬호의 언행에 강서진은 마치 2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당시 두 사람은 마을에서 소문난 잉꼬부부였고 사람들은 남편을 찾으려면 서찬호 같은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아내를 사랑하는 모습이 정말 본받을 만하다고 칭찬했다.
또한 아내를 찾으려면 강서진처럼 이해심 많고 배려심이 깊은 여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가 그들의 행복한 미래를 의심하지 않았다.
서찬호의 눈빛에는 미안한 감정이 가득했지만 진심 어린 사과의 감정은 없었다.
두 사람은 오랜 세월 부부로 지냈고 결혼 전부터도 꽤 오랫동안 알고 지냈기에 어느 정도 서로를 이해하고 있었다.
하여 아무리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서찬호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강서진은 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서찬호의 미안한 눈빛은 진심이 아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강서진은 더욱 차분해졌는데 이는 직장 생활을 하며 쌓아온 단단한 정신력 덕분이었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다.
처음의 충격은 어느새 사라지고 곧 서찬호를 평온하게 마주하며 말했다.
"정말 뜻밖이네."
강서진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엔 서찬호가 놀랄 차례였다.
그는 강서진이 이렇게 담담할 줄 몰랐다.
20년 전, 강서진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그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났는데 강서진은 너무나도 평온했고 이러한 사실은 그에게 묘한 불편함을 안겨주었다.
서찬호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그때 내가 깨어났을 땐 이미 누군가에게 구조된 상태였어. 몸을 회복하고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땐 몇 개월이나 지난 뒤였지. 그 사이에 이런저런 일들도 많았고 당신과 아이들도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듣게 됐어. 그래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어. 당신과 아이들이 없는 집으로 돌아간들 남은 건 슬픔뿐일 테니까. 그동안 고생 많았어."
이 말은 오는 길에 미리 준비한 변명이었다.
그는 강서진이 원래 단순한 여자라 사정이 있었다고 말하면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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