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0장

몇 분 후. 강서진은 다시 진나라의 전화를 받았고 거의 같은 시간, 진병덕도 전화를 받았다. 강서진은 진병덕을 바라보며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진나라의 어쩔 수 없이 하는 듯한 사과를 들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비열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위협적인 방법이 꽤 효과적일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보호받는 느낌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그녀는 진병덕을 바라보며 따뜻한 감정을 느꼈다. 그와 함께한 이후, 어떤 일이 닥쳐도 그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인생 후반부에 그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커다란 행운이었다. ㅡㅡ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반년이 지났다. 차씨 가문에 큰 사건이 발생했다. 차성국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원인은 다소 기이했다. 한밤중에 침대에서 떨어져 얼굴을 바닥에 박은 채 그대로 아침까지 방치되었고 다음 날 발견되었을 땐 이미 숨을 거둔 상태라 적절한 구조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이다. 차성국의 장례를 준비하는 동안 이 가문에는 연달아 사고가 발생했다. 차성국의 여러 아들들이 차례로 사고를 당했는데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강에 빠지는 등 크고 작은 사건이 이어졌다. 다행히 구조되긴 했지만 모두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동시에 말기 암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차성국이 가장 아끼던 손자 차우진은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가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소문은 순식간에 세명시에 퍼졌다. 세명시 사람들은 이제 차씨 혈통이 완전히 몰락했다고 여겼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들의 가문에 연이은 불행이 닥친 것은 악물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차씨 가문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각종 악물을 수집해 타인을 해치려 했는데 결국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그들 가문에 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물론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하기엔 하인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최근 몇 달 사이 세명시에는 각종 기이한 물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음속에 악한 생각을 품고 부당한 방법으로 목적을 이루려는 자들에게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