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2장

서하민은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그래, 내가 말하도록 할게.” 그러고 곳 한마디 덧붙였다. “왜 이렇게 치근덕거리는지 모르겠어. 아무래도 형이랑 하경이한테 말해야 할 것 같아. 다들 마음의 준비라도 해둬야지.” 통화를 끝낸 서하윤은 차은우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사람이 세명시로 돌아와 우리 엄마를 찾을 생각이래.” 이 말을 하는 서하윤의 미간은 깊게 찌푸려져 있었다. 그녀는 서찬호라는 사람에 대해 워낙 인상이 별로 없었다. 어릴 적 서하준에게서 아버지란 사람에 대해 대략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에 그녀 마음속에 서찬호는 그들을 위해 목숨을 잃은 좋은 아버지로 저장되어 있었다. 그런데 진상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서찬호가 아주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에게는 도무지 정을 줄 수가 없었다. 그는 지금 강서진의 삶을 파괴하려고 한다. 차은우의 눈동자엔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런 인간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것 없어. 절대 돌아오지 못하니까 걱정하지 마.” “못 돌아온다고?” 차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장모님도 내 가족이야. 그러니 내 가족의 행복을 파괴하려면 나부터 이기라고 해. 몇 달 전엔 내가 직접 손을 쓰지 않았지만 이번엔 나한테 맡겨. 그래도 형님들과 처남의 생물학적 친부니 죽이지는 않을게.” 서하윤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안심이 되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차은우를 바라보았다. 차은우는 그녀의 코를 꼬집으며 말했다. “너 아직 생리 안 끝났잖아.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 생리하는 말에 서하윤의 안색은 바로 붉어졌다. “뭐래!” 차은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다. 정말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날짜를 세어보니 아직 이틀이 남았고 그의 금욕 시간도 곧 지나갔다. ㅡㅡ 서하민은 며칠 동안 연속으로 촬영을 이어갔다. 며칠 전 서하준과 통화한 이후로 가족들과 연락을 하지 못했고 그러면서 서찬호라는 존재도 잊어버렸다. 방금 두 씬을 끝내고 차에 올라 잠시 쉬려던 순간 전화가 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