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4장
아무래도 아직 어리다 보니 이지유는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하윤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본 적이 있고, 어느 정도 알고 있어요."
아마 요즘 이지유가 기다린 것이 바로 이 한마디였을 것이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며칠 동안 정신이 몽롱했어요. 마음을 가라앉히려 해도 도무지 진정이 안 돼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어요. 분명 내 남편이었던 육지겸이 어떻게 설아현의 남편이 될 수 있죠? 게다가 그들 사이에 아이까지 태어났어요. 그 아이를 봤는데 너무나 사랑스러웠어요. 나는 누구의 가정을 망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분명…… 아무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요."
서하윤은 이지유에게 두 걸음 가까이 다가가 뭔가 말하려 했지만 이내 멈칫하더니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시선이 이지유의 손목으로 향했다.
이지유의 손목에는 조롱박이 달린 금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이 팔찌, 직접 산 거예요? 아니면 누가 선물했어요?"
서하윤의 목소리가 살짝 낮아졌다.
이지유는 아직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서하윤의 말에 이지유는 즉시 그녀의 시선을 따라 자기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었다.
"며칠 전에 친구가 생일 선물로 줬어요. 팬들과 친구들이 여러 가지 선물을 줬는데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이 팔찌는 그렇게 유명한 브랜드 도 아닌데 그냥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찼죠. 마침 이번 드라마에서 제가 맡은 캐릭터랑도 잘 어울려서 감독님도 빼라고 하지 않으셨고요."
서하윤의 심각해진 표정에 이지유는 곧바로 덧붙였다.
"이거 지겸 오빠가 준 거 아니에요. 다른 친구가 줬어요."
사실 오늘 다시 설아현을 찾아간 걸 그녀는 후회했다.
우선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차근차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어딘가 겹치는 기억들도 함께.
"한번 볼 수 있을까요?"
서하윤은 여전히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지만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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