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방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온채하가 갑자기 왜 저렇게 변했지? 혹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온채하는 시선을 돌려 곧장 2층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계단 입구에 서 있는 배승호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손끝에 담배를 끼운 채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던 듯했다.
온채하는 그를 외면하고 곧장 자신의 안방으로 들어갔다.
지난 몇 년간 온채하는 늘 혼자 안방에서 잠을 잤고 컴퓨터 역시 이 방에 있었다.
온채하가 방에 들어가자마자 아래층에서 소지혁이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온채하, 나 진짜 너 죽일 수도 있어! 어디 한번 해볼래?”
소지혁은 소리치며 따라올 기세였지만 계단에서 배승호와 마주치는 순간 그대로 멈춰 섰다.
배승호는 담배를 살짝 털며 무심하게 말했다.
“너는 그동안 온채하한테 욕을 그렇게 퍼부어도 쟤는 한 번도 대꾸 안 했어. 근데 오늘은 몇 마디 받아쳤다고 벌써 못 참겠다는 거야? 남자면서 그릇이 여자만도 못하네?”
“젠장!”
소지혁은 억울함과 분노에 치를 떨었고 주변에 있던 다른 친구들은 배승호의 그 한마디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배승호 특유의 신랄하고 독한 말투에 다들 익숙해져 있었기에 아무도 그의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진여울의 표정만큼은 굳어 있었다.
그녀는 이미 배승호가 온채하의 행동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분명 자신이 온채하에게 뺨을 맞았지만 배승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여울은 조용히 손을 꽉 움켜쥐며 무심하게 말을 꺼냈다.
“여기 혹시 삶은 달걀 있어?”
그제야 사람들이 다시 분위기를 파악했다.
“온채하, 아무리 그래도 심했어. 들어오자마자 때리는 게 어디 있어.”
“여울아, 잠깐만. 내가 가서 얼른 달걀 찾아올게. 정말 많이 아팠겠다...”
소지혁은 다시 배승호를 향해 비꼬듯 물었다.
“이렇게 두고만 볼 거야?”
배승호는 담배를 재떨이에 꺼버리며 비웃는 눈길을 보냈다.
“내가 지금 당장 올라가서 똑같이 한 대 때려주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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