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온채하는 힘이 쭉 빠진 채로 뒤에 있던 책상에 몸을 기대지 않으면 그대로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가슴이 몹시 답답했고 감정이 지나치게 격해지면 정말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법이었다.
온채하의 너무 창백해진 얼굴 때문이었을까...
배승호는 더 이상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
“됐어. 네가 거짓말한 건 따지지 않을게. 그러니까 제발 진여울이랑 더 이상 싸우지 마.”
온채하는 힘없이 책상에 몸을 의지한 채 그를 세게 밀쳐냈다.
배승호는 두세 걸음 뒤로 밀려나면서도 얼굴에 묘한 위협이 감돌았다.
온채하는 울음을 애써 참으며 노트북을 끌어안고는 곧장 문을 나서려 했지만 그가 한 손에 그녀를 붙잡았다.
“어딜 가려고?”
온채하는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아 힘껏 그의 발등을 밟았다.
그는 고통에 움찔하며 결국 그녀를 놓아주었고 온채하는 노트북을 들고 거실 쪽으로 나왔다.
아래층 소파에는 아직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누군가 그녀를 향해 비아냥거렸다.
“와... 집안을 말아먹은 장본인이 드디어 내려오네? 어디서 그런 뻔뻔함이 나오는 거냐? 아린이를 저렇게 만든 것도 모자라서 이젠 또 사람까지 때려? 승호만 아니었으면 우리는 진작에 널 두들겨 팼을 거야.”
“어디 시골에서 굴러온 티 팍팍 내지. 머릿속에는 온통 남자 생각뿐이니 아무 여자나 다 견제하는 거겠지.”
온채하는 그냥 지나치려다 그 말에 멈춰 서더니 성큼성큼 테이블 앞까지 다가갔다.
소지혁이 바로 앞에 서서 진여울을 감싸듯 막아섰고 무서운 표정으로 온채하를 노려봤다.
“뭐 하려고 그러는 거야?”
온채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내가 아무 여자나 다 적으로 여긴다고 했지? 그럼 이렇게 하자. 진여울, 네가 배승호를 안 좋아한다고 맹세해 봐. 혹시라도 네가 배승호한테 마음 품은 적 있으면 네 가족 모두 평생 불행하게 살 거라고 말이야.”
소지혁은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고 이마에 핏대까지 선명해졌다.
그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었지만 계단 쪽에 선 배승호를 본 순간 그 손이 허공에서 멈춰 섰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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