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8화
병원 측은 두 사람이 부부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중재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각자의 가족을 불러 상황을 수습하려 했지만, 알고 보니 그 가족마저 직전에 병원에서 싸우다 쫓겨난 사람이었다. 참으로 유별난 집안이었다.
진여울은 자기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자 신우혁 쪽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음을 알았다.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었다.
그녀는 방 안에 홀로 앉아 이번에는 임지연을 감시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가 임지연의 집을 며칠째 지켜본 결과, 그녀는 단 한 번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진여울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계속 지켜. 절대 놓치지 마.”
이대로 얌전히 이틀만 기다리면 배정환이 직접 움직일 터였다. 하지만 진여울은 도무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주먹을 움켜쥐며, 뭔가 더 할 수 없을지 궁리했다.
바로 그때, 연미정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여울아, 너 오늘 오후 퇴원이지? 집에 와서 몸부터 챙겨. 이제는 배씨 가문 쪽에서 손을 쓸 차례야. 네가 만족 못 한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제야 진여울은 마음이 놓였다.
“알았어요, 엄마.”
배정환이 말한 7일 기한까지는 아직 이틀이 남았다. 이제 두고 볼 일은 배승호가 어떻게 온채하를 내칠지였다.
...
온채하는 다시 눈을 떴을 때 여전히 온몸이 힘이 빠져 있었지만, 일어나 앉을 수는 있었다.
손등에 꽂힌 바늘을 뽑으려다 창가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모레 출발할 거야. 넌 어느 나라로 가고 싶어?”
온채하는 고개를 숙이고 곧장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배터리가 방전돼 꺼져 있었다. 그녀는 충전기를 꽂으며 나직하게 물었다.
“화재 원인은 밝혀졌어?”
배승호는 노트북을 덮고 다가와 이마를 짚었다. 아직 열이 남아 있었지만, 전날만큼 심하진 않았다.
“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온채하는 침대 머리에 등을 기대고 힘겹게 침을 삼켰다. 목구멍이 바짝 말라 있었다.
“물 좀 마시고 싶어.”
배승호가 직접 컵에 물을 따라 건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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