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9화
온채하는 속이 한결 편해지고 몸에도 힘이 조금 돌아왔다.
그녀는 세수하고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 목욕하기로 했다.
막 욕조에 앉으려던 그때 이성찬에게서 문자가 왔다.
[후회하고 있어?]
며칠째 그녀에게서 연락이 없었고 약속한 밀항 날짜도 코앞이었기에 그가 먼저 확인한 것이다.
온채하는 손을 들어 자기 손가락을 바라봤다. 상처도 거의 다 아물어 있었다.
원래는 할머니 문제 때문에 남아 있어야 했지만, 돌아가시기 전날 남긴 말씀이 계속 귓가를 맴돌았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좇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
재원시에 더 머문다면 자신은 결국 천하의 죄인으로 낙인찍히고 말 것이다. 살아가고자 하는 마지막 의지조차 모두 소진될 터였다.
[후회 안 해. 모레 장소를 알려 줘. 언니랑 같이 갈게.]
이성찬은 곧 선착장 위치를 보내왔다.
[밤 8시, 늦지 마.]
[알았어.]
온채하는 얼굴을 비비며 정신을 다잡고 서둘러 온이윤에게도 소식을 알렸다.
온이윤은 늘 기다리고 있던 터라 곧바로 답장이 왔다.
[알았어. 채하야, 이제부턴 내가 널 돌봐줄게.]
그녀는 요리도 잘했다. 적어도 지금처럼 온채하가 말라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온채하는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이번엔 임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임지연은 창가에 앉아 요리책을 뒤적이다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몸 괜찮아진 거야? 더는 의식 잃지 않는 거지?”
“응.”
온채하는 짧게 대답했다. 최근 내내 혼수상태에 가까웠던 탓에, 실은 인터넷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몰랐고 임지연과 온이윤이 자신을 위해 함께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잠시 망설인 끝에, 온채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지연아, 나 곧 떠날 거야. 너도 같이 갈래?”
임지연은 온몸이 굳더니, 즉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비록 이 별장에는 자기 혼자뿐이었지만, 본능적으로 목소리를 낮췄다.
“무슨 뜻이야? 드디어 도망치려는 거야? 언제?”
“모레 밤 8시. 언니랑 연락해서 밀항하는 화물선을 잡았어. 힘든 과정이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물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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