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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두 사람은 거기서 두 시간을 머문 뒤에야 천천히 산에서 내려왔다. 긴 계단 끝에 다다른 순간, 온채하는 차에 기대 서 있는 배승호를 보았다. 오늘 그는 드물게도 슈트를 입지 않았다. 요즘 회사에 나가지 않아서 그런 걸까? 그는 트렌치코트를 걸친 채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고 손가락에는 담배가 끼워져 있었다. 피어오른 연기가 바람 속으로 스며 사라졌다. 방금 배도윤의 말이 떠올랐다. 모두가 배승호를 편애한다. 심지어 바람조차도. 한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완벽한 비율의 몸을 지닌 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내려오는 것을 보자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던졌다. 온채하는 문득 이 순간 세상이 고요해진 듯 느꼈다. 하얀 새들이 머리 위로 날아가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시선을 멀리 두었다가 다시 거둬들였다. 이내 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타.” 온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차에 올랐다. 창문을 내리고 배도윤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던 찰나 차가 갑자기 앞으로 치고 나갔다. 안전벨트도 매지 못한 채 몸이 쏠리며 토할 뻔했다. 백 미터쯤 달려 나간 뒤 차가 멈췄고 그는 몸을 기울여 그녀의 안전벨트를 매주려 했다. 온채하는 화가 나 그의 손을 세차게 쳐냈다. “일부러 그런 거지?!” 배승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붉게 물든 그의 눈꼬리를 보았다. “내가 뭘 일부러 했다는 건데? 넌 날 못마땅하게만 생각하지. 몸도 아직 회복이 안 됐으면서 여기까지 와서 바람은 왜 맞아? 너무 오래 살까 봐 그래?” 그의 말투는 가벼웠다. 그는 강제로 그녀의 안전벨트를 채워 버렸다. 온채하는 순간 정말 이 남자를 물어뜯고 싶을 정도였다. 숨을 깊이 들이마신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배도윤에게 메시지를 남기려 했다. 이렇게 떠나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그러나 고개를 숙이는 순간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발견하고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이 반지 너한테 돌려줬잖아.” “그걸 돌려줬다고 해?” 이혼 서류 위에 반지를 던진 게 돌려주는 거냐는 뜻이었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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