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0화
온채하는 거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대답했다.
“당연하지. 네 다리는 어떡하고?”
배승호는 천천히 손을 놓으며 파편이 박힌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나를 속이는 게 제일 싫어. 필요할 때 버려지는 건 더욱 참을 수 없어. 알잖아.”
온채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답했다.
“알아.”
“여보, 내가 차 안에서 했던 말, 다 기억해?”
그가 차 안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그녀는 기억할 수 없었다. 오는 내내 자신의 시간에만 신경 쓰느라 제대로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억해. 배승호, 이제 그만 말해. 피가 더 많이 나잖아. 금방 돌아올게.”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고 앞쪽 경사면의 왼편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기에 배승호가 끝까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온채하는 총소리가 희미하게 들릴 정도로 멀리 도망쳤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그녀는 서둘러 온이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 도착했어?”
“거의 다 왔어. 지금 차 안이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온채하는 길가에 서서 아무 차나 세워 잡아탔다.
“나도 지금 바로 가고 있어. 마침 근처거든. 여기서 가면 빠르면 10분 정도 걸려.”
그녀는 운전기사에게 주소를 알려주었고 뛰는 심장 박동은 점점 더 거세게 들려왔다.
드디어 부두에 도착한 온채하는 다시 이성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어조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두 시간 후에 도착해. 나는 배 안에 있을 테니까 두 사람은 아무 데나 앉아 있으면 돼.”
온채하는 먼저 온이윤과 합류하고 싶었다. 그러나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연결되지 않았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메시지를 보냈다.
[언니?]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 온채하는 손에 쥔 휴대폰을 수시로 내려다보며 확인했다.
사람들이 많은 곳이었기에 그녀는 인파 속에 섞여 휴게소에 앉아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다시 전화를 걸자 이번에는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온이윤이 아닌 낯선 사람이었다.
“언니를 보고 싶다면 여기로 오세요. 곧 사람을 보내 데리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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