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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배승호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휴대폰을 붙잡고 있었다. 메시지를 보내던 손끝이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글자를 하나 입력할 때마다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철창이 자신을 가두듯, 애써 지켜온 보물을 빼앗길까 두려운 조급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배승호는 차갑게 다문 입술로 휴대폰 화면을 노려보았지만 상대방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옆에 있던 성시현은 배승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짐작한 듯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건넸다. 진여울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병실 한쪽에 앉아 있었고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몸이 덜덜 떨렸다. 그러나 지금 배승호가 누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 물어볼 수도 없었다. 진여울은 억눌린 호흡을 정리하며 재빨리 성시현이 내민 물컵을 받아 배승호 앞으로 내밀었다. “며칠은 꼭 침대에서 쉬어야 해. 할아버지께서 나보고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오빠 곁에서 지켜보라고 하셨어.” “응.” 배승호는 짧게 대답했을 뿐 물은 받지 않았다. 팔이 점점 힘이 빠져 내려가는 순간, 진여울의 시선이 무심코 휴대폰 화면으로 향했다. 다행히도 온채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런 메모조차 없는 낯선 번호였다. 그걸 확인한 진여울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얼굴에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일 얘기인가요?” 하지만 배승호는 이미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였다. 진여울이 잇달아 말을 건네자 그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조용히 좀 해줄래?” 그 말에 진여울의 얼굴빛이 하얗게 질리더니 금세 휘청거렸다. “내가 괜히 온 것 같네. 푹 쉬어.” 조심스레 가방을 움켜쥔 채 병실을 나서자, 배승호는 그제야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성시현이 다시 물을 따라 내밀며 입을 열었다. “사모님이 아마 국내에 계신 것 같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찾을 필요 없어.” 배승호는 그 말을 잘라냈다. 막 깨어난 탓에 목소리는 여전히 잠겨 있었지만 손은 성시현의 휴대폰을 꼭 움켜쥔 채 놓지 않았다. 성시현은 더 묻지 않고 묵묵히 짐을 정리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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