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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한때는 너무 비싸다 싶었지만 온채하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결국 사줬던 인형이었다. 손바닥만 한 작은 크기로 온채하가 학생 시절에는 늘 가방에 달고 다녔고 더 이상 책가방을 쓸 일이 없자 옷장 안에 고이 두었다. 배승호는 인형을 손에 들고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온채하가 그것을 보던 눈빛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 집에서 떠날 때, 정작 온채하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고 단호하게 물건들을 버리고 갔다. 배승호는 순간적으로 인형을 힘껏 침대 위로 내던졌다. 성시현이 황급히 나섰다. “대표님, 몸이 상하십니다. 진정하세요.” “난 화난 게 아니야. 오히려 기뻐. 해방된 기분이야. 드디어 떠났으니까.” 배승호는 그렇게 말하며 절뚝이며 침대로 돌아와 이불을 젖혔다. 수백 장의 이혼 합의서가 흩날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성시현이 허리를 굽혀 그것들을 주우려 하자 배승호가 힘겹게 눈을 감으며 말했다. “그냥 나 좀 조용히 내버려둬.” 문이 닫히자 침실은 금세 숨소리만 가득한 고요에 잠겼다.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배승호는 그저 똑바로 누워 있어야 했다. 이불 위에 얹힌 이혼 합의서 뭉치가 마치 온몸을 짓누르는 듯 답답하게 가슴을 짓눌렀다. 숨이 막히는 듯한 무게감에 결국 배승호는 한쪽 다리로 이불을 세차게 걷어찼다. 그러자 와르르 소리를 내며 합의서들이 다시 바닥으로 쏟아졌다. 그제야 배승호는 조금이나마 답답함이 풀리는 듯했다. 배승호는 시선을 돌려 옆에 놓인 목도리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버려야 할 물건이었고 그깟 것 없어도 그는 살 수 있었다. 그런데도 목도리를 끌어안고 이불 속으로 당겨 들였다. 그러자 가슴을 짓누르던 고통이 조금은 덜해졌다. 그때 휴대폰 알림음이 울렸다. 들어온 건 성시현이 보낸 업무 메시지였다. 배승호는 입술을 꾹 다문 채 눈을 다시 감았고 억지로 잠에 빠져들려 애썼다. 일주일 후면 크리스마스이브, 바로 온채하의 생일이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온채하는 크리스마스이브라는 게 뭔지도 몰랐다. ‘배도윤이 과연 값비싼 선물을 줄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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