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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항구에 도착했을 때, 마중 나온 건 아는 사람들이었다. 뜻밖의 변수도, 과장된 스릴도 없었다. 남은 건, 황노을이 고개를 들어 도서찬을 바라보던 그 눈빛뿐이었다. 웃음이 떠 있고, 믿음이 담겨 있고, 흔들림이 없던 눈빛이었다. 그 모든 눈빛의 중심에 선 사람이 도서찬이었다. 지금 벤틀리 안에 앉아 있던 도서찬은 문득 숨이 막혔다. 도서찬은 창문을 내려 바람을 쐬어도 조여 오는 답답함은 가시지 않았다. 누군가가 가슴을 손으로 움켜쥔 듯 아렸다. [흐린 날은 뭐라 할까? 어둠 속의 나는 하늘을 보며 말하겠지. 어찌 되었든 흐린 날에도 행복하자고...] 옆 차의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행복한 흐린 날]이었다. 그날 항구에 도착할 때의 하늘도 지금처럼 흐렸다. 내리던 눈이 막 그친 바다는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며 아름다웠고, 그때 황노을은 도서찬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도서찬은 또다시 황노을이 생각났다. “서찬 오빠, 사람들이 오빠가 사 준 이 펜던트 예쁘다고 난리야.” 그때 옆자리에서 한연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서찬은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돌려보니 한연서의 목에 걸린 펜던트가 반짝였다. “응. 잘 어울려.” 도서찬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한연서가 더 환하게 웃자 도서찬은 시선을 조금 내리고 입술을 다물었다. 한연서에게 남은 시간은 반년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이건 도서찬의 책임이자 한연서에게 진 빚이었다. 도서찬은 지금 황노을과 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다. ‘모든 건 반년 뒤로 미루자.’ 마침 요즘 황노을도 차츰 조용해졌다. 삐쳐 있어도 더는 소란을 피우지 않는게 차라리 나았다. 노래가 끝나자 신호도 초록으로 바뀌었다. 벤틀리는 방향을 틀어 내달렸다. 그 시각, 고가도로 위를 달리는 황노을의 차는 도서찬과는 반대편으로 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같은 도시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달리며 멀어졌다. 황노을은 결국 세들어 사는 아파트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를 세우고 시동을 끈 뒤, 뒷좌석에서 가방을 들었다. 습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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