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한연서를 집에 바래다준 뒤, 도서찬은 혼자 밤거리를 빙글빙글 돌았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보다 보니 마음이 참 복잡했다.
노란 가로등 아래 끝없이 이어지는 차줄, 불빛으로 가득한 도시였지만 도서찬은 이상하게 자기 자리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았다.
이때 도서찬의 핸드폰이 울렸다.
“왜?”
“한잔할래? 나 PIH에 있어. 올 거야? 아니면 지금 예쁜 여자랑 같이 있어야 해?”
오랜 친구 유아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둘은 어릴 때부터 붙어 다닌 사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도서찬은 망설이지 않고 기사에게 말했다.
“차 돌려. 기다려. 갈게.”
벤틀리는 A시에서 가장 큰 클럽 PIH로 향했다. 소란스러운 인파를 지나 유아현의 프라이빗 룸에 들어서자 도서찬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
남녀가 바글바글했고 오늘따라 유아현이 사람을 잔뜩 불러 모은 눈치였다.
“서찬아, 왔구나!”
유아현이 반갑게 어깨를 둘렀고 도서찬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들 소개할게. 내 친구, 지금 도경 그룹 대표, 도서찬이야! 박수!”
술이 꽤 오른 탓인지 유아현의 톤에는 들뜸이 묻어났다. A시에서 이름난 도서찬이 나타나자 눈빛들이 번쩍였다.
도서찬에게는 그저 소음일 뿐이었다. 그는 손짓으로 상관없는 사람들은 먼저 나가 달라고 했다.
유아현도 싫은 기색 없이 웃으며 사람들을 정리해 내보냈다. 둘만 남자 유아현은 소파에 앉아 잔을 채웠고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도서찬은 잔을 들어 가볍게 입을 적셨다.
“요즘 어때?”
유아현이 물었다. 도서찬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그늘진 자리라 표정도 잘 읽히지 않았다.
“너는? 너한테는 무슨 일 있는데.”
유아현은 씁쓸하게 웃으며 눈가를 한번 훔치고 술을 또 한 모금 넘겼다.
“그럭저럭. 요즘 집안일이 몰려서 내가 직접 처리할 게 많아.”
유아현이 한숨을 쉬었다.
“허지아가 느닷없이 헤어지자더라. 나를 유통기한 지난 물건처럼 값도 못 치르는 하자품 취급하고.”
유아현이 고개를 저었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요즘 내가 여기저기 사람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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