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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무슨 일인데요?” 황노을이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그게요...” 도민희가 도서찬을 힐끗 보더니,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서진대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어요. F국의 어느 화교 재단이 다년간 고급 신기술을 쥐고 있었고, 그 핵심 기술은 전 세계에 하나뿐이었죠. 몇 해 전 그 장벽을 도경 그룹이 단번에 뚫었고, 그래서 지금 판도가 두 갈래로 나뉜 거예요. 국내외로 도경 그룹과 그 재단이 딱 반씩 나눠 가진 셈이죠. 그때 오빠가 기술자들을 직접 이끌고 F국으로 날아가서 협상했고, 결국 협력 계약을 따냈다는 얘기는 다들 알아요.” 도민희는 도서찬을 볼 때는 존경으로 눈이 반짝였지만, 시선을 황노을에게 돌리는 순간 묘한 빛이 스쳤다. “그런데 새언니, 우리 학교에서 제일 많이 도는 건, 다른 스캔들이에요.” 도민희가 한발 다가서며 말을 이어갔다. “소문에 따르면, 그 재단의 현 대표님인 림우빈이 예전에는 사람 가지고 노는 걸 즐겼대요. 한쪽에서는 약속하고 한쪽에선 말을 바꿔서 숱한 파트너들을 곤란하게 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유독 도경 그룹과 맺은 계약만은 진짜였대요. 이유가 뭐였을까요? 누군가와 내기했다가 졌기 때문이죠.” 도민희가 고개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내기에서 림우빈을 이긴 사람이... 새언니였다고 들었어요. 황노을 씨.” 미간을 살짝 찌푸린 도서찬은 자연스럽게 황노을 앞에 막아섰다. “민희야.” “아이고, 오빠, 그냥 수다 좀 떤 거잖아요.” 도민희가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F국에 있을 때 이 얘기를 묻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데요. 오늘에 어렵사리 새언니를 만났으니 한 번쯤 확인해 봐도 되지 않겠어요?” 도민희는 황노을을 향해 상냥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렇죠. 새언니? 애초에 기술은 우리가 먼저 개발했고, 그다음에 림원 재단과 협상하러 간 건데 왜 끝은 스캔들이 나온 걸까요? 제 동기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 게다가 그 림우빈이라는 사람은 얼굴은 잘생겼다지만 성격은 꽤 무섭대요. F국에서 젊을 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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