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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사진 속 한연서는 울고 있었다. 얼굴은 눈물범벅이었고 방금 닦아낸 듯한 입술 끝에는 피가 채 지워지지 않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아무래도 한연서는 피를 토한 것 같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한연서가 흐느꼈다. “서찬 오빠, 와서... 날 좀 봐 줄 수 있어? 정말... 너무 괴로워.” 도서찬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두 눈을 감았다. “알겠어.” 한참이 지나서야 마침내 짧게 대답했다. 황노을은 바로 곁에 있었고 도서찬이 전화를 피하지 않았으니 모든 말을 그대로 들었다. “안 가봐요?” 황노을이 입을 열었다. “서찬 씨도 가고 싶잖아요.” 도서찬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황노을을 차갑게 바라봤다. 한연서의 병세 때문에 가는 것뿐이라고 설명하고 싶었지만, 혐오가 어려 있는 황노을의 눈빛을 보자 모든 말을 삼켰다. 도서찬은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차 열쇠를 집어 들었다. 방을 나서다가 현관에서 마지막으로 꽉 닫힌 황노을의 방문을 한 번 돌아보고 시선을 거둔 뒤 별장을 떠났다. ... 차가 떠나는 소리를 확인하고서야 황노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곧장 달려가 문을 잠그고 곁의 테이블을 끌어다 문에 바짝 괴어 놓은 다음, 힘이 빠진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도서찬의 체취가 아직 가시지 않자 황노을은 자신의 옷깃을 힘껏 움켜쥐었다. 도서찬의 말대로 황노을은 지금 상태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러니 오늘 밤은 여기서 버틸 수밖에 없었다. 법적으로 두 사람은 아직 부부였고 한때 수없이 얽히며 보낸 밤들이 있었고, 두 아이까지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도서찬에게는 한연서가 있었다. ‘이렇게 욕망을 참은 채 한연서를 찾으러 갔으니, 그다음은...’ 모든 걸 알고 있어도, 황노을은 도서찬을 원하지 않았다. 황노을은 이미 오래전에 마음을 접었기 때문이었다. ... 도서찬이 차에 다가가 운전석에 앉자, 오진수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도련님, 어디 가십니까?” 오진수가 다급히 말했다. “부인님께서 특별히 당부하셨습니다. 오늘 밤은 반드시 장원에서 묵으시라고요.” 도서찬은 잠깐 멈칫하더니 창문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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