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도서찬의 입술은 황노을의 몸을 타고 천천히 내려갔다. 손으로 황노을을 받치며 가슴께의 작은 점에 입을 맞췄다.
그때 황노을의 목소리가 떨리며 새어 나왔다.
“싫어요.”
하지만 도서찬은 멈추지 않았다.
“억지로 하겠다는 거예요?”
황노을은 두 손으로 도서찬의 머리를 밀어냈다.
도서찬은 잠깐 멈칫했지만 손을 놓고 싶지는 않았다.
“노을아, F국의 일은 사고였어. 우리는 다시 아이를 가질 수 있어.”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 도서찬은 황노을을 더 꽉 끌어안았다.
“하고 싶으면 한연서한테로 가세요.”
황노을의 목소리에는 서러움이 묻었다.
“요즘 내내 같이 있었잖아요. 그러니 벌써... 잤겠죠.”
황노을은 마침내 울음이 터졌다.
“서찬 씨, 그만해요. 저를 괴롭히지 말아요. 저는... 서찬 씨가 더럽게 느껴져요.”
정말 마음이 아팠던 황노을은 울음소리가 더 거세졌다.
도서찬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더니, 끝내 더는 황노을을 울게 두고 싶지 않아 손을 거두었다.
그러더니 침대에 몸을 일으켜 앉아서 어지럽게 흐트러진 옷차림의 황노을을 바라봤다.
하지만 욕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도서찬은 황노을의 옷자락 안으로 들어갔던 손을 빼내고 몸을 돌렸다.
목울대가 위아래로 심하게 움직였고 도서찬은 눈을 감고 이를 악물며 욕망을 참았다.
창문으로 스며든 달빛이 방 안을 차갑게 밝혀주고 있었다.
황노을의 울음소리가 서서히 잦아들자, 도서찬은 난감하듯 숨을 길게 내쉬었다.
황노을이 몸을 일으키자 침대가 흔들렸다.
황노을은 풀린 단추를 다시 잠그고 바지를 끌어 올리고 눈물을 훔치며 말없이 옷을 하나하나 입었다.
그제야 찢겨 나가 사라진 단추 몇 개를 발견했다.
“나중에 새로 사자.”
도서찬이 말했다.
황노을의 입술은 살짝 부어 있었고 조금 전에 입맞춤의 자국이 엷게 남아 있었다.
그 순간, 도서찬의 마음속에서 가까스로 가라앉히던 욕망이 다시 치솟았다. 도서찬은 주먹을 꽉 쥐고 버텼다.
황노을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몸을 틀어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
그제야 도서찬은 황노을이 이곳을 떠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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