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화
[서찬 오빠, 경찰이 저를 찾아와서 이정민에 관해 물어봤어요. 어떡하죠?]
잠시 후 또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일단 몸이 안 좋다고 둘러댔는데 경찰이 다시 올 것 같아요. 지금 바로 오빠 만나러 갈게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만나서 상의하고 싶어요. 10분이면 충분하니까 오빠 오늘 행사에 지장 안 줄게요.]
문자를 읽는 순간 도서찬의 휴대전화가 또다시 진동으로 울렸다.
이번에는 한서연에게서 걸려 오는 전화였다.
자리에 앉아 있던 황노을은 무언가를 감지하기라도 한 듯 고개를 들어 출구 쪽에 서 있는 도서찬을 바라보았다. 그가 이마를 찌푸린 채 휴대전화에 대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급히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다.
‘무슨 일이지?’
황노을은 알 수 없었지만 깊이 파고들 생각은 없었다. 그녀가 이번에 온 주된 목적은 단 두 가지였다.
첫째는 도서찬이 아린이를 찾아다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방금 그와 충분히 논의할 시간을 가졌으니 첫 번째 임무는 거의 달성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둘째는 바로 도민희와의 문제였다.
‘도민희는 대체 무슨 속셈이지? 그리고 그 이유는 뭘까?’
황노을은 도민희를 응시하며 생각에 잠겼다.
도민희의 연설이 막을 내릴 무렵 그녀가 종업원에게 신호를 보내자 종업원이 긴 테이블을 운반해 왔다. 테이블 위에는 수많은 와인 잔이 탑처럼 쌓여 있었고 각 잔엔 조명받아 유리구슬처럼 반짝이는 술이 조금씩 담겨 있었다.
“이 술들은 제가 F국에 있는 한 프라이빗 와이너리에 특별히 보관해 두었던 것들입니다. 여기 있는 많은 술은 시중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프라이빗 와이너리에서 직접 빚은 희귀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민희는 담담한 어조로 설명했지만 그녀의 시선은 황노을이 있는 자리를 스쳤다. 그녀의 미소 어린 얼굴에는 약간의 감정이 스며들어 있는 듯했다.
“그중에서도 프라이빗 와이너리 주인이 직접 빚은 술이 특히 진귀한데 그 이름은 ‘Miss’라고 합니다.”
‘무슨 특별한 의미라도 담긴 걸까?’
황노을은 테이블 위에 놓인 술에 대한 소개가 적혀 있는 리플릿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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