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화
황노을은 아직도 화가 가시지 않았다.
조금 전에 황노을과 아린의 웃음 섞인 대화가 귓가에 남아 있었지만 짧은 몇 마디가 도서찬의 가슴을 묵직하게 내려앉게 했다.
황노을은 아린이 한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토마토소스 소고기덮밥.
황노을이 그걸 마지막으로 도서찬에게 해 준 지는 이제 꽤 오래되었다.
사실 덮밥만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도서찬이 아무리 늦게 돌아와도 황노을은 끝까지 기다렸고 식탁 위에는 집밥이 차려졌다.
그 시간들 속의 집안은 늘 편안하고 따뜻했다.
‘하지만...’
도서찬은 눈을 살며시 감았다.
그런 날들은 이미 아득한 예전으로 멀어져 있었다.
“이혼 조정 기간은 며칠 남았지?”
도서찬이 묻자 권민서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대표님, 오늘이 28일째입니다. 이틀 뒤면 대표님과 사모님께서 이혼 증명서를 발급받으실 수 있습니다.”
대답이 없자 권민서는 백미러로 슬쩍 뒷좌석을 살피더니 잠시 머뭇거리다 물었다.
“대표님, 생각이 바뀌셨습니까?”
그 순간, 도서찬이 눈을 떠 거울 속으로 권민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권민서는 곧바로 시선을 거두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말이 과했습니다.”
도서찬은 아예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침 유치원 하원 시간이라 주변이 북적였다.
부부가 아이의 손을 잡고 웃으며 걸어 나왔다.
그 풍경을 바라보는데 도서찬은 마음 한편이 알 수 없이 일렁였다.
“권민서, 내 옆에서 일한 지 몇 년 됐지?”
“대표님께서 스물두 살에 회사를 맡으셨을 때부터니... 벌써 6년입니다.”
‘6년이라...’
황노을은 7년이었다.
7년의 세월, 수천 번의 밤과 낮이 지나갔다.
도서찬은 다시 창밖을 보며 말했다.
“토마토소스 소고기덮밥 먹으러 가자. 네가 아는 집으로 데려가 줘.”
“네.”
권민서는 곧장 시동을 걸었다.
한편, 황노을은 아린을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
백미러 속에서 퍼즐에 몰두한 아린의 표정을 보자 마음이 절로 차올랐다.
지금은 노을 이모라고 부르지만, 언젠가는 아린이 스스로 황노을을 엄마라고 부를 날이 올 거라 믿었다.
그런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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