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1화
황노을은 서류를 내려다보았다. 도서찬이 무슨 속셈을 품고 있든 상관없었다. 보상이든 입막음이든, 황노을은 자신의 계획을 바꿀 일은 없었다.
“차명 그룹 쪽은 저도 도무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시간 나면 한 번 물어봐 줄래요?”
그러자 주민재가 말했다.
“아마 차서진의 팬심일 수도 있어. 이제 사인 몇 장 더 해 줘.”
황노을은 대답하지 않았다. 훗날 차명 그룹 쪽 사정을 물어볼 수는 있겠지만,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뿐이었다.
첫째는 [신의 목소리] 결승 무대를 준비하는 일이었고 둘째는 도서찬과의 이혼 증명서를 받아오는 일이었다.
황노을은 하루 종일 온갖 일을 처리하느라 분주했다. 이나의 카드를 다시 휴대폰에 꽂았고, 강민이 차단 프로그램을 깔아 주어 잡다한 전화와 문자들은 걸러지게 했다. 대신 이나 번호로는 도경 그룹과 차명 그룹과의 관계를 떠보는 연락이 줄줄이 들어왔다.
하지만 황노을은 전부 무시했고 그렇게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하원 시간이 되자 황노을은 아린을 데리러 갔다. 멀리서도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아린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린도 황노을을 보자 환한 표정으로 달려왔다.
황노을은 쪼그려 앉아 아린을 꼭 끌어안았다.
“노을 이모!”
“응. 아린아.”
황노을은 아린의 옷깃을 다독였다.
“아린아, 뭐 먹고 싶어? 이모가 데려갈게. 단지...”
“아이스크림!”
두 사람의 대답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둘 다 웃었다. 병 때문에 아린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없다는 건 둘 다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나날이 더 잘 맞아 갔다.
옷매무새를 정리해 준 뒤, 둘은 근처 정자에 나란히 앉았다. 황노을은 따뜻한 물을 따라 건넸다.
사실 아린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어젯밤 도서찬이 찾아왔던 일을 하루 종일 곱씹고 있었다.
“노을 이모, 물어볼 게 있어요.”
마침내 아린이 입을 열었다.
황노을은 아린이 건넨 컵을 받아들고 아이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침부터 이미 아린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아린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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