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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그날, 도서찬은 반쯤 무릎 꿇은 채 황노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평소 늘 침착하던 도서찬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말없이 눈물로 그녀의 옷깃을 적셨다. 황노을은 달래주듯 도서찬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서찬아, 무서워하지 마. 집에서도 말했잖아, 좋은 일을 많이 하면 할아버지께서도 괜찮아지실 거라고. 나도 너랑 같이 갈게. 할아버지가... 서찬아, 괜찮아. 너에겐 아직 내가 있잖아.” 황노을의 몸에 감돌던 향기는 아직도 코끝에 맴돌았다. 슬픈 과거 속 도서찬이 기억하는 유일한 향기였다. “서찬아...” 귓가에 황노을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한 번 또 한 번 되풀이되는 것만 같았다. 기뻤던 순간, 슬펐던 순간, 부드러웠던 순간, 그리고 수줍었던 순간들... 하지만 마지막으로 들린 건 조금 전, 비상계단에서 황노을이 작게 외친 소리였다. 눈살이 찌푸려진 도서찬은 문득 두려움이 밀려왔다. “서찬 오빠.” 한연서가 도서찬의 손을 꼭 잡았다. “왜 그래?” 고개를 들어 창백하고 병약해 보이는 한연서를 바라본 도서찬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눈을 감았다. “괜찮아.” 그러고는 한연서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낸 뒤 차 시동을 걸었다. “병원에는 임지은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도서찬은 차분하게 앞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운전해 주차장을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향했다. “네 집까지 바래다줄게.” 한연서가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 병원 안, 응급실 안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임지은은 초조하게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 산부인과 의사인 임지은은 수술을 집도한 경험이 있었지만 지금은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직접 손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수혈할 피는 미리 준비해두었다. 하지만 지금 황노을의 상태가 도대체 어떤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피를 그렇게 많이 흘렸는데 아이를 지킬 수 있을까? 혼란스러운 머릿속, 함부로 판단하지 못한 채 최종 결과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타닥타닥... 고개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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