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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한편으로 차 안에서 도서찬의 질문을 받은 한연서는 멍한 표정이었다. “잘 모르겠는데?” 한연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도서찬은 그녀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만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한연서는 고개를 숙인 채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나 씨랑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지만 난 오빠가 뭘 묻고 있는지 모르겠어.”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는 많이 허약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유산한 지 얼마 안 된 걸 알고 몸에 상처도 있길래 걱정되어서 일부러 찾아간 적 있어. 혹시 도움이 필요할지 몰라서.” 확신이 없는 듯 도서찬을 바라보고 있는 한연서는 어딘가 초조해 보였다.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니야?” 한연서는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으로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했다. “유산하고 상처 입은 걸... 서찬 오빠, 이나 씨 설마 내가 유산한 비밀을 누설했다고 오해하는 거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어떡해...” 한연서는 얼굴을 감싸 쥔 채 자책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난 오빠한테 밖에 말한 적 없어.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말하지 않았어.” 도서찬은 계속 한연서를 바라보면서 그녀의 표정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그녀의 말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한연서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듯했고, 바로 휴대폰을 꺼내 이나에게 설명하려고 문자를 보내려 했다. ‘정말 오해인 걸까?’ 도서찬이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물어본 것뿐이야.” 한 명은 그를 죄책감 느끼게 하는 한연서였고, 한 명은 주민재의 여자였기 때문에 누구의 편을 들어줘야 할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추궁할 필요도 없었다. 차는 여전히 도심 한복판을 달리고 있었고, 비가 와서 그런지 도시 전체가 습기로 가득 차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연서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오빠, 오늘 내 노래 괜찮았어?” 그의 머릿속에는 이나보다 못했다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애써 아닌 척했다. “응.” 도서찬의 대답을 듣고 한연서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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