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가방을 든 성유리의 손이 갑자기 멈췄다.
그러다가 몇 초 후에야 휴대폰과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직 소식 없어. 오늘 밤에 물어볼게.”
“서둘러야 해. 더 이상 미루지 마.”
진미연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
“박지훈 씨, 바쁘시잖아. 바쁘다 보면 까먹을 수도 있어.”
“알았어.”
성유리가 2층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진미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유리야, 그저께 밤엔 어디 갔었어? 그렇게 늦게 안 온다고 문자 보내면 어떻게 해. 나 이미 잤잖아.”
성유리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저께 밤이라면 성유리가 취해서 박지훈 집에서 잔 날이었다.
성유리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진미연에게 문자를 보냈던 것 같다. 기억이 아주 없진 않지만 확실치 않았다.
하지만 그날 밤의 추태를 어떻게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성유리는 침착한 척하며 대충 핑계를 대었다.
“그날 병원에서 일이 너무 늦게 끝나서 못 왔어.”
“그래?”
진미연은 호기심 가득 찬 눈빛으로 다가왔다.
“난 박지훈 씨랑 같이 있는 줄 알았잖아! 그래서 연락 안 했는데 아니었구나?”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왜 그분이랑 같이 있겠어?”
“너 이상해...”
진미연이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성유리를 훑어봤다.
“정말 뭔가 수상해.”
“뭐가 수상한데?”
성유리는 재빨리 2층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네가 과민반응하는 거야.”
진미연이 더 말하려 하자 성유리는 바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문을 닫은 성유리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도저히 진정되지 않았다.
잠들기 전까지도 머릿속에 진미연의 말이 맴돌아 고민 끝에 박지훈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로 결심했다.
개인 휴대폰으로 박지훈에게 문자를 보냈다.
[박지훈 씨, 모레가 프로그램 녹화일인데 대책 마련하셨나요?]
2분 후, 휴대폰이 울렸다.
박지훈은 한 줄의 전화번호와 함께 메시지를 보내왔다.
[감정 프로그램 제작진 번호입니다. 전화로 폭로하시면 됩니다. 신분 노출이 부담스러우시거나 목소리 내는 게 불편하시면 대리인을 세우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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