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6화
성유리는 박지훈이 들어서는 순간, 무심히 시선을 스쳤지만 오늘은 그가 풍기는 공기가 평소와 달랐다.
뭐가 다른 건지 딱 짚어 말할 순 없었지만 묘하게 낯설고 날 선 기운이 스며 있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그는 거의 입을 열지 않고 그저 묵묵히 앉아 이야기를 듣고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 후반부에 들어서서야 술을 조금 마신 듯 얼굴에 은근한 취기가 돌았고 결국 집사가 그를 부축해 방으로 데려갔다.
그날 밤, 박철용은 아마 저녁에 찬 바람을 쐬어서인지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아 보였다.
식사가 끝난 뒤 성유리는 3층으로 올라가 상태를 간단히 살펴봤고 진단은 단순한 감기였다. 성유리가 간단하게 약을 대접하고 3층에서 내려오니 아래층은 이미 조용해졌고 박진우도 박강훈을 데리고 정란 별장으로 돌아간 듯했다.
그때, 고개를 든 순간, 2층 복도 끝 문가에 기대 서 있는 한 사람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박지훈이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느껴졌던 그 묘한 기운이 지금은 훨씬 더 짙어져 있었다.
성유리가 그를 지나쳐 내려가려던 순간, 손목이 불현듯 붙잡혔다. 순간, 박지훈은 문을 활짝 열더니 성유리를 안으로 끌어들였다.
“쿵!”
묵직한 문이 닫히는 소리가 공간에 울렸다. 그 순간, 성유리는 의문이 스쳤다.
‘정말 취한 게 맞을까?’
“유리 씨가 좋아하는 사람, 그게 방건우야?”
박지훈은 양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눌러 문에 기대게 한 채 아래로 시선을 내려 똑바로 응시했고 성유리는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냈다.
눈동자 속에서 번지는 붉은 기운이 보이자, 알 수 없는 불안이 스며들었다.
‘혹시 무언가를 들은 걸까?’
“전에 내가 이혼하자고 했을 때, 어떻게든 막더니... 어제 박진우가 그 사람 찾아가 한바탕 때리자 오늘 할아버지께 이혼 얘기를 꺼냈다고? 결국 그때 날 거부한 이유가, 유리 씨 마음속에 이미 다른 남자가 있어서였어?”
순간, 성유리의 등이 굳어졌다. 박지훈은 성유리와 박철용의 대화를 들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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