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3화
성유리가 타자마자 박지훈의 넓은 손이 순식간에 그녀의 허리에 닿았다.
그와 동시에 박지훈의 서늘하고 깊은 시선이 내려앉았다.
“그렇게 껴안고 있으면서 아직도 방건우와 아무 관계가 아니라고 할 거야?”
성유리는 그 말에 눈을 번쩍 뜨며 믿기 어렵다는 듯 물었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요?”
“어쨌든 네가 방건우랑 발코니에서 있던 건 전부 다 봤어.”
박지훈의 손아귀는 점점 힘이 들어갔고 성유리는 허리가 살짝 아플 만큼 압박을 느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낮게 말했다.
“봤으면 어때서요? 저랑 선배는 원래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굳이 변명할 것도 없어요.”
“뭐야? 방건우랑 키스라도 하고 심지어 같이 자는 걸 내가 봐야 그때 가서 변명하겠다는 거야?”
박지훈은 한 손으로 성유리의 턱을 들어 올리며 강제로 시선을 맞췄다.
“아니면 아직 내가 너의 확실한 남자 친구나 남편이 아니라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방건우는 제 선배예요. 저한테 오빠 같은 존재라고요.”
성유리는 박지훈의 표정이 너무 심각한 것을 보고는 결국 덧붙였다.
“아까 잠깐 껴안은 건... 그냥 제가 갑자기 할아버지가 생각나서예요. 아마 제가 너무 울적해 보여서 위로하려고 그랬을 거예요. 지훈 씨가 본 것처럼 그런 의미가 아니에요.”
그 말을 들은 박지훈은 허리를 조이던 손의 힘을 조금 늦췄다.
그리고 낮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갑자기 네 할아버지가 생각났어? 무슨 일 있었어?”
그는 오늘 밤 내내 성유리의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성유리는 가슴 앞에 손을 두고 박지훈과 거리를 조금 벌렸다.
“오늘 저녁에 큰어머니가 찾아왔어요. 회사 자금이 부족해서 다른 집들을 다 팔았다는데 이제는 구양 정원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은 박지훈의 눈썹이 순간 미묘하게 찌푸려졌다.
구양 정원은 성한수가 성유리에게 남겨준 유산이었다. 비록 집 한 채에 불과했지만 성유리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고 그렇기에 그 집을 지키기 위해 박지훈과 거래까지 했었다.
“그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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