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4화
성유리는 문득 박지훈의 눈에 핏발이 가득한 것을 보고 의아해졌다.
그 순간 박지훈이 불쑥 성유리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그의 가슴을 막았다.
“박지훈 씨, 어젯밤에 혹시 한숨도 못 잔 거예요?”
낮게 울린 성유리의 목소리에 박지훈의 눈빛 속에 서려 있던 욕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박지훈의 위쪽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고 그는 입을 열었다.
“두 시간 남짓 잤을 거야.”
“왜 그렇게 제대로 못 자요? 눈에 핏줄이 너무 많아요. 이건 밤을 너무 심하게 샜다는 증거죠.”
성유리는 눈빛에 걱정을 담으며 박지훈을 바라봤고 그 시선 속에는 서늘한 기운까지 어려 있었다.
“어젯밤에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서 급히 가서 처리했어. 새벽 다섯 시까지 회사에 있다가 돌아왔는데 아침 일곱 시에 깨고 나니 더는 잠이 안 오더라.”
박지훈은 성유리의 허리를 놓고 의자에 몸을 기대며 가볍게 하품을 했고 얼굴에는 피로가 역력했다.
“그럼 퇴근 후에 바로 집에 갔어야죠. 왜 여기까지 온 거예요?”
성유리의 눈빛 속에는 걱정이 한층 짙어졌고 박지훈은 고개를 돌려 그녀와 눈을 맞추며 무심한 듯 물었다.
“유리야, 지금 날 걱정하는 거야?”
그 말에 성유리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고 이유 없이 심장이 빨라졌다.
박지훈을 걱정하는 건 사실이었지만 성유리는 인정하기는 싫었다.
성유리가 대답하지 않자 박지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온 거야. 피곤함이 그리움에 졌다고 해야 하나.”
그의 말을 들은 성유리는 마음이 괜히 복잡해져 버렸고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박지훈은 성유리를 바라보며 직설적으로 물었다.
“넌 나 보고 싶었던 적 있어?”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침을 삼키며 대답 대신 박지훈의 손을 잡아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렸다.
그러고는 박지훈의 손목에 손가락을 얹어 맥을 짚기 시작했다.
박지훈은 성유리의 행동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집안에 의사가 있다는 게 이런 거구나. 언제든지 맥을 짚어주네.”
집안이라는 두 글자가 귀에 들어오자 성유리는 잠시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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