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5화
박지훈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성유리가 끼어들었다.
“바쁘다는 건 핑계예요. 그런 이유로 얼버무리지 말고 앞으로는 제가 정해준 약 처방대로 꼭 제때 복용하세요. 제가 직접 달여 놓을 테니 나중에 와서 가져가요.”
성유리의 말에 박지훈은 입가가 절로 미소로 휘어졌다.
성유리가 손을 거두는 순간 박지훈은 그대로 그녀의 손을 잡아챘다.
“네 이렇게 나한테 잘해 주면 오해 안 하기 힘든데...”
“무슨 오해요?”
성유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박지훈이 갑자기 몇 걸음 더 다가와 눈을 마주한 채 진지하게 말했다.
“네가 날 몹시 좋아한다고 오해하는 거지.”
그 말에 성유리의 속눈썹이 다시 크게 떨렸고 지금 이 마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유리야.”
박지훈은 망설임 없이 성유리의 손을 잡아당겨 조금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내 말이 맞는 거지?”
박지훈의 말투는 대수롭지 않은 듯 가볍게 흘렀지만 성유리가 다시 그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마음속에 묘한 안쓰러움이 스쳤다.
‘이틀 동안 고작 두 시간밖에 못 잤다니... 그게 나였으면 벌써 쓰러졌을 텐데.’
“됐어요. 이제 얼른 가서 쉬어요. 한약은 아마 내일 저녁쯤 돼야 다 달여질 거예요. 그때 시간 되면 와서 가져가요.”
“그럼 내가 시간이 안 되면? 네가 직접 가져다줄 거야?”
박지훈의 목소리에는 살짝 떠보는 기색이 묻어났고 성유리는 잠시 멈칫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상황 봐서요. 정말 시간이 안 되면 전화하세요. 오늘은 꼭 일찍 가서 쉬고 절대 또 밤새우면 안 돼요. 알았죠?”
성유리의 단호한 표정에 박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다 네 말대로 할게.”
성유리는 그를 밀어내고 차 문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런데 문을 열기 직전 뒤에서 박지훈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왜요? 아직 다른 얘기 있어요?”
성유리가 고개를 돌려 묻자 박지훈은 턱으로 윈드 타워 쪽을 가리켰다.
“방건우는 언제쯤이면 네 집에서 나간대? 꽤 오래 있던데... 이제는 슬슬 떠날 때 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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