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4화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야말로 성유리는 이 남자에 대한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날 밤, 감정은 마치 들풀처럼 미친 듯이 마음속에서 자라났다.
그러면서 문득 그와의 미래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 된다는 것을 성유리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성유리가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 그 날 밤, 그녀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하늘이 밝기도 전에 성유리는 벨뷰 레지던스를 나와 택시를 탔다.
침대에서 일어난 박지훈은 성유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즉시 아래층으로 내려가 그녀를 찾았지만 김영자에게서 이미 떠났다는 말을 듣고는 많이 놀랐다.
“떠났다고요?”
박지훈은 매우 의아해했다.
“언제 갔는데요?”
“아마 여섯 시쯤이었을 거예요. 저도 막 일어나서 인사라도 하려 했지만 너무 급하게 떠나서 얘기도 못 했어요. 그냥 뒷모습만 보았죠.”
김영자의 말을 들은 박지훈은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지난번 잠자리 후에는 한밤중에 떠났었던 성유리, 그래서 이번에는 적어도 아침 식사를 함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깨어났을 때 여전히 모습을 감췄다.
‘하... 도대체 무엇을 기대했던 거지? 진작 예상하고 있어야 했던 것 아닌가?’
마음속에서 퍼져나간 쓰라린 느낌은 오랫동안 가시지 않았다.
회사에 도착한 후 박지훈은 성유리에게 전화를 걸려 했지만 결국 그 생각을 접었다.
점심시간 박지훈과 새로운 프로젝트 협력 건으로 상의하러 온 부진원은 사무실에 앉아 있는 박지훈의 얼굴이 매우 어두운 것을 보고 한마디 했다.
“무슨 일인데 그래? 또 누가 널 건드렸어?”
소파에 앉은 부진원은 계약서를 테이블 위에 던지더니 다리를 꼬고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박지훈을 바라보았다.
담배 한 개를 꺼내 입에 문 박지훈은 담배에 불을 붙이자 연기가 순간적으로 그의 얼굴을 감쌌다.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흐른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박지훈의 진지한 모습에 부진원이 한마디 분석을 내놓았다.
“네가 나에게 조언을 구할 만한 일이라면 감정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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