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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두 번째 이유라면... 상대적으로 좀 복잡해...” 여기까지 말한 부진원이 갑자기 말을 멈추자 박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빨리 말해.” 박지훈의 목소리에서도 그가 안달이 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진원도 더 이상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었기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여자도 아마 그 남자를 사랑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의 현재 처지 때문에 그 여자는 관계가 끝나면 그 남자의 침대를 바로 벗어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 같아.” 두 번째 해석에 담배를 쥐고 있는 박지훈의 손이 사르르 떨렸다. ‘성유리가 정말 나를 사랑할까?’ 그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순간 박지훈 자신도 더 이상 헤아릴 수 없었다. 여자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할 때 어떤 모습인지 박지훈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성유리와 배가은의 상태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박지훈도 확신할 수 없었다. “설마 진짜 성유리 씨인 거야? 너희 둘 지금 도대체 어떤 상황이야? 성유리 씨와 전남편 이미 이혼한 거 아니었어? 그럼 이제 같이 있어도 되지 않아...” 호기심에 찬 얼굴로 박지훈을 바라보는 부진원의 눈에 의문이 스쳤다. 손에 든 담배를 크리스털 재떨이에 비벼 끈 박지훈은 망설임 없이 소파에서 일어서더니 매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나 오늘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가게.” “오늘은 일 때문에 얘기하러 왔는데...” 부진원은 책상 위 계약서를 집어 박지훈에게 내밀었지만 박지훈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 “오늘은 기분이 별로야.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사무실 책상을 향해 걸어가는 박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부진원은 순간 어이가 없어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 네가 대표니까 네 말대로 할게.’ 그 후 며칠 동안, 성유리 개인 병원은 매우 바빴다. 그날 아침 벨뷰 레지던스를 떠난 이후 성유리는 박지훈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박지훈도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마치 암묵적으로 합의한 것처럼 말이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에 성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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