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3화
박지훈이 낮고 쉰 목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모두 내 탓이야. 모든 게 다 내 잘못이야. 그니까 더 이상 화내지 마, 응?”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달래는 말에 성유리는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강렬한 긴장감이 순간적으로 마음속으로 밀려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박지훈 씨가 뭘 잘못했겠어요. 박지훈 씨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잘못한 건 나잖아요.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박지훈을 바라보는 성유리의 모습에 박지훈은 그녀가 자신을 비꼬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는 고개를 들어 부드러운 눈빛으로 조용히 바라봤다.
“내 눈에 너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
본능적으로 침을 삼킨 성유리는 박지훈과 눈이 마주친 순간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러고는 그의 입술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네가 그리워서 오늘 밤에 온 거야.”
망설임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 박지훈은 눈빛이 더욱 부드러워졌다.
그 모습에 성유리는 마치 모든 화가 이 순간에 싹 가신 것처럼 조용히 박지훈을 바라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관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박지훈은 의자에 앉아 있는 성유리를 그대로 안아 올려 병실로 걸어갔다.
심규찬이 병실 밖에 없는 것을 보니 이미 떠난 모양이었다.
‘다행이다. 애쓰며 사람을 쫓아낼 필요가 없어서...’
성유리를 침대에 눕힌 후에도 박지훈의 시선은 성유리 손등에서 떠나지 않았다.
“계속 주사 맞아야 해? 간호사 불러줄까? 다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유리가 박지훈의 말을 끊었다.
“됐어요. 원래 거의 다 맞은 거라 뽑은 거예요. 밤에는 주사 안 맞아도 돼요. 하룻밤 자고 나면 내일 퇴원할 수 있어요.”
박지훈은 병상 옆에 앉아 조용히 성유리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래.”
옆에 있는 휴대폰을 흘끗 본 성유리는 시간이 어느새 밤 9시가 된 것을 발견했다.
“나 씻고 자야겠어요.”
“그럼 갈아입을 옷 있어?”
“네, 미연이가 오후에 가져다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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