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2화

핸들을 잡고 있던 성유리의 손이 멈칫했다. 아이가 갑자기 이 일에 관해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다. 아이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이미 해결된 것 같아.” “근데 왜 오늘 병원에 안 갔어요? 보통 미연 이모가 절 데리러 오는데...” 성유리는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 송아림은 경미한 자폐증을 가지고 있어 평소에는 말을 잘 하지 않는데 한번 입을 열면 늘 놀라운 말을 했다. 오히려 너무 똑똑해서 늘 성유리 본인도 놓치고 넘어가는 디테일을 알아차리곤 했다. “일시적으로 위기는 넘겼는데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라서 영업 중단 상태야. 일이 완전히 해결되면 다시 문을 여니까 아림이는 너무 걱정하지 마. 이모가 잘 해결할게.” 송아림이 불쑥 물었다. “아빠가 대신 해결해 준 건가요?” 성유리는 처음에 당황했다가 정신을 되찾은 뒤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설마 송아림이 어젯밤 대화를 듣고 박지훈에게 전화를 걸어 알려준 건가?’ 그녀와 진무열은 말하지 않았고 진미연은 더더욱 그럴 가능성이 없었다. ‘아림이가 남몰래 도와줬구나.’ 씁쓸한 감정이 순간적으로 성유리의 마음속에 퍼지며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깨달았다. 아이가 상상을 훨씬 초월할 정도로 어른스러운 마음을 지녔다는 걸. “유리 이모, 아빠가 해결해 준 게 아니에요?” 송아림은 성유리가 계속 앞만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해하며 다시 물었다. 성유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웃으며 대답했다. “이번 일은 네 아빠가 도와준 게 맞아. 그래서 이모가 정말 고마워.” “그럼 일이 완전히 해결된 후에 아빠를 우리 집에 초대해서 같이 밥 먹어도 돼요? 아빠가 우리 집에서 밥 먹은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서요.” “물론이지!” 성유리는 씁쓸한 마음을 억누른 채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아림이가 원하는 대로 하자.” 송아림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성유리는 백미러로 아이의 옅은 미소를 보고 마음속에 따뜻한 감정이 일었다. 문득 송아림이 하늘이 그녀에게 준 선물 같다는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