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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장재웅의 말을 들은 박지훈의 눈동자에 순간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떠올랐다. “무슨 말이지? 우리 박씨 가문 사람이라고?” “네.” 장재웅의 단호한 목소리에 박지훈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졌다. “이름을 말할 수 없다면 적어도 상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알 수 있겠지?” “대표님 아랫사람이에요.” ‘아랫사람이라...’ 그 한마디가 귓가에 들려오자 박지훈은 즉시 타깃을 잡았다. 삼 형제 중 큰 형에겐 두 딸이 있고 작은형에겐 아들 하나가 있다. 바로 그의 조카 박진우였다. 큰형의 두 딸은 성유리와 원한이 없으니 그녀를 해칠 리 없고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뿐이었다. “대표님, 내일 자수하러 갈 테니 부디 제 딸을 살려주세요.” 다시 들리는 장재웅의 말에 생각이 끊긴 박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 성훈이 서둘러 장재웅을 끌고 사무실을 나서자 방 안은 잠시 침묵에 휩싸였다. 곁에 있던 정영준이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 저 말은 박진우 씨가 그 일을 시켰다는 건가요?” 박지훈은 대답 대신 나지막이 말했다. “박진우한테 전화해. 내일 저녁 저택에서 만나자고.” “네, 대표님.” 남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오후. 성유리가 환자를 보낸 뒤 책상 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집사로부터 온 전화였다. 오늘 박철용이 이상증세를 보여 그녀가 진찰해 주길 바란다고 하자 성유리는 저녁에 일을 마친 후 바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차를 정비소에 맡겨 당분간 운전할 수 없었기에 택시를 타고 박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 박철용의 진찰을 끝내고 나니 6시 반 정도 되었다. 집사는 3층에 남아 박철용을 돌봐야 했기에 배웅해 주지 않았다. 회전 계단 중앙까지 온 성유리는 익숙한 뒷모습이 다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박지훈? 저 사람이 왜 저택에...’ 성유리는 호기심에 서둘러 따라갔다. 그 시각, 다실 안. 박지훈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박진우는 이미 안쪽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은아버지, 오셨어요?”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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