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1화
남자의 목소리는 특별히 부드러웠다. 박지훈의 숨결이 얼굴에 닿자 성유리는 목이 간질거렸다.
하지만 마음은 이제 서서히 평온해지고 있었다.
박지훈의 한마디는 마치 진정제처럼 성유리에게 강력한 안전감을 줬다.
“이제 자자.”
박지훈이 성유리를 꽉 안았다.
“하늘이 무너져도 난 네 곁에 있을 거야. 그리고 내가 있는 한 이 하늘은 무너지지 않아...”
성유리는 박지훈 말 속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했다.
박진우가 정말로 무슨 일을 꾸민다면 박지훈이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박지훈이 성유리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자 성유리는 남자의 가슴에 기대어 천천히 눈을 감았다.
진미연이 출장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일요일 날 성유리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개인병원으로 데려갔다. 송아림더러 휴게실에서 블록 놀이를 하거나 좋아하는 동화책을 보라고 했다.
오늘은 휴일이어서 평소의 두 배에 달한 환자 수는 오후 5시쯤 되어서야 그나마 잠잠해져 성유리는 잠시 쉴 수 있었다.
아이를 보러 가려는 순간 익숙한 얼굴이 병원에 들어섰다.
들어온 사람을 본 성유리는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들어온 사람은 박진우였다.
성큼성큼 걸어온 남자는 성유리 앞으로 다가와 무겁게 말했다.
“얘기 좀 하자.”
성유리는 냉담하게 답했다.
“우리 사이에 무슨 할 얘기가 있다고요?”
“밖에서 기다릴게.”
박진우는 바로 한마디 덧붙였다.
“당장 나와.”
어조가 너무 단호해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다.
박진우가 혹시라도 개인병원에서 문제를 일으킬까 봐 걱정된 성유리는 망설인 끝에 결국 밖으로 나갔다.
검은색 승용차 앞에 서 있는 박진우는 담배에 불을 붙인 채 보닛에 걸터앉아 성유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가간 성유리는 걸음을 멈추고 냉랭하게 물었다.
“할 말 있으면 빨리하세요.”
손끝의 담배 재를 털어낸 박진우는 무심한 시선으로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작은아버지랑 진도 어디까지 나갔어?”
이 말에 성유리의 속눈썹이 본능적으로 살짝 떨렸다.
보아하니 박진우는 진짜로 두 사람이 사귀는 사이라고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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