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1화
CCTV 화면을 바라보는 박지훈은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조카가 아직도 성유리에게 미련이 남아있는 모양, 가장 걱정하던 일이 결국 현실로 벌어지고 말았다.
9년 동안 이어진 결혼 생활, 비록 마지막 3년은 성유리가 교도소에서 보냈지만 둘 사이에 여전히 정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박진우의 마음을 정확히 읽을 수는 없지만 성유리가 한때 박진우를 사랑했다는 사실은 박지훈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박진우가 정말로 놓아주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의 옛 감정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남자는 안색이 순간적으로 극도로 어두워졌다.
내일은 가족 모임이 있는 날, 박철용 할아버지가 분명히 성유리를 초대할 테고 박진우 역시 빠지지 않을 것이다.
이 생각만으로도 박지훈은 이유 모를 불쾌감에 휩싸였다.
다음 날 오전.
성유리가 병원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을 때 박철용이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박철용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리야, 오늘은 가족 모임 날이야. 와서 내 검진도 좀 해주고 저녁도 함께 먹자.”
핸드폰을 든 성유리의 손이 잠시 멈칫했다.
할아버지의 속마음을 성유리가 어떻게 모르겠는가?
재검진은 그저 구실일 뿐, 진짜 목적은 성유리를 내일 가족 모임에 불러들이려는 것이었다.
비록 박진우와는 이미 이혼했지만 박철용은 여전히 둘을 다시 엮어주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만약 박철용이 성유리와 박지훈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성유리는 더 이상 깊이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박철용이 직접 초대하신 자리인 만큼 어떻게든 체면을 세워줘야 했다.
“네, 저녁에 갈게요.”
전화를 끊은 후 성유리의 표정이 잔뜩 무거워졌다.
“유리 누나?”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성유리의 생각을 끊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심규찬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규찬아? 여긴 갑자기 무슨 일이야?”
“누나가 요즘 우리 할머니 검진하러 자주 안 오길래... 오늘 저녁 시간 괜찮을지 여쭤보려고.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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