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4화
대부분 상황에서 박지훈은 성유리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이런 중요한 자리에선 자기 말을 듣길 원했다.
박지훈은 성유리의 마음을 읽은 듯 갑자기 손을 뻗어 순식간에 그녀의 손목을 끌어당기며 지극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유리 씨가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설령 정말로 일어난다 해도 내가 반드시 지켜줄게. 아무도 유리 씨를 해치지 못하게. 게다가 나와 아버지가 유리 씨 편인데 뭐가 두려워?”
딱히 두려운 건 없었다. 그 남자가 일을 벌일까 봐 걱정되는 것 말고는.
하지만 박지훈의 단호한 태도에 그녀도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서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이번엔 지훈 씨 뜻대로 해요.”
박지훈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손을 잡고 살며시 손등을 어루만졌다.
“착해.”
성유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섣달그믐날.
성유리는 송아림을 데리고 명절에 쓸 물건을 사러 갔다.
한창 장식품을 고르고 있는데 우연히 익숙한 두 사람을 마주쳤다.
양아현과 그녀의 친구 전미정이었다.
“어머, 올해 설날은 둘이 외롭게 보내는 건가요?”
말한 사람은 바로 전미정이었다.
성유리는 무심한 표정으로 그녀를 흘끗 쳐다보며 담담하게 대꾸했다.
“우리가 서로 안부 묻는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요.”
전미정은 그녀의 말에 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은근히 비꼬며 말했다.
“박지훈 씨와 만난다면서요? 박진우 씨는 아현 언니를 명절 모임에 초대했는데 박지훈 씨는 그쪽을 초대하지 않았나 봐요?”
박진우가 양아현을 초대했다는 말에 성유리의 얼굴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
“어르신께서 먼저 날 초대했어요. 박지훈 씨도 얘기했고요.”
그 말에 양아현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
“뭐라고요? 어르신께서 그쪽을 초대했다고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왜 그럴 리가 없는데요?”
성유리는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거짓말하지 마요. 그쪽이 박지훈과 만난다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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