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4화
박진우는 불을 켜지 않았고 옆방도 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손으로 유리창을 짚고 있는 것만 보일 뿐 다른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마음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고 눈시울이 저절로 뜨거워졌다.
재빨리 몸을 돌려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로 들어간 후 문을 닫고 세면대 옆에 손을 짚고 선 그는 오랫동안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단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들은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비록 욕실 문을 닫았지만 유리창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박진우는 그 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욕실 문을 열었다.
전혀 잠이 오지 않았고 이 방에서 더 이상 머물 수도 없어 곧장 아래층으로 내려가 와인장 옆으로 가서 와인을 꺼내 홀로 마시기 시작했다.
너무 잔인했다.
이 여자는 정말로 너무 잔인했다.
만약 전에 그들이 키스하는 것을 목격했을 때의 충격이 100이라면 이번에는 그야말로 완전히 치명타였다.
한때 그들도 이 집에서... 하지만 지금은?
박진우는 처음으로 가슴이 아픈 것을 느꼈다.
성유리는 더 이상 그의 사람이 아니었다. 작은아버지의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슬픈 걸까?
그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괴로운 걸까?
심지어 잠시 자신이 정말로 성유리를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다만 이런 감정이 너무나도 강렬하게 밀려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머릿속에는 두 사람의 지난 추억들이 가득해 어떻게 해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똑.
눈물 한 방울이 박진우의 손등에 떨어진 후 손등을 타고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점점 더 흐려진 시야, 박진우는 마지막으로 와인병을 들고 다실로 향했다.
박진우는 마치 모든 것이 빠져나간 것처럼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있었다.
...
거사가 끝난 후, 깊은 밤.
성유리는 남자의 가슴에 기대어 천장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사실 방금 박진우가 발코니로 나갔을 때 성유리는 이미 소리를 듣고 일부러 몸을 뒤로 젖혔다.
옆방 발코니에서는 아마도 손 하나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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