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8화
토요일, 성유리는 약상자를 들고 박씨 가문 본가를 찾았다. 박철용의 재검진을 핑계 삼아 어르신을 만나러 간 것이었다.
집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해 질 무렵이었다.
성유리가 올 걸 미리 알고 마당의 정자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박철용은 성유리를 본 순간 얼굴에 쓸쓸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안쓰러움, 기대감...
그리고 성유리가 이해하지 못할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다.
사실 박철용이 성유리를 이렇게 아끼는 이유는 그녀를 박씨 가문의 일원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박철용의 은혜를 늘 마음속에 새기고 있던 성유리는 언제든 한 번은 찾아뵈려고 생각했다.
“돌아왔으니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이 말만 반복하는 박철용의 모습에 성유리는 담담하게 웃으며 한마디 했다.
“걱정 끼쳐드려 죄송해요.”
마음이 점차 진정된 박철용은 성유리가 실종되었던 시기 박지훈이 얼마나 초조해하고 절망했는지 이야기해 주었다.
“정 비서가 매일 전화했어. 심지어 몇 번은 지훈이가 버티지 못할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 종일 술만 마시고 밤에도 잠을 자지 않으며 밥마저 먹지 않으면서 네 사진만 바라보았다고 하더구나...”
말을 하는 박철용은 눈가에 쓸쓸함이 번졌다.
그 이야기를 들은 성유리도 마음이 편치 않아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번 일을 통해 지훈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알게 되었어. 앞으로 꼭 잘 지내야 한다. 절대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돼.”
박철용의 말을 가슴 깊이 새긴 성유리는 마음속에 묘한 감동이 일었다.
지난번 남성 제1병원에 있을 때도 정영준이 그녀가 실종된 사이 박지훈의 상태가 어땠는지 이야기해 주었지만 박지훈이 말하지 말라고 했는지 대충 얼버무리기만 했을 뿐 박철용이 말해준 것처럼 자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박철용이 말한 ‘다른 사람’이라는 건 아마 박진우를 뜻하는 것도 안 성유리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성유리는 박씨 가문 본가에 오래 머물지 않고 차를 타고 떠났다. 그런데 운전하던 중 박지훈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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