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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그녀는 고개를 숙여 휴대폰 화면을 확인했다. 전화한 사람은 김영자였다. 성유리는 곧바로 전화받았다. “여보세요, 아주머니...” “유리 씨, 얼른 돌아오세요! 대표님이 계속 유리 씨 찾으시면서 많이 불안해하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성유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 짧게 대답한 뒤, 그녀는 재빨리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들려온 건 박지훈의 목소리였다.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 성유리의 이름을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한 번도, 두 번도 아니었다. 그의 상태는 불과 며칠 전보다 훨씬 심각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성유리의 심장이 꽉 조여들었다. 숨이 막힐 만큼 아팠다. 김영자는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그를 지키고 있었는데 성유리가 들어오는 걸 보고서야 안심한 듯 자리를 비켰다. 박지훈은 그녀를 보자마자 순식간에 소파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성유리... 너 성유리지? 맞지? 내 여자친구 이름이 성유리야. 여자친구가 그랬어. 절대 잊지 말라고...”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빛에는 불안과 간절함이 뒤섞여 있었다. “아까는 잠깐 잊어버렸는데, 겨우 생각해 냈어. 생각하느라 머리가 너무 아팠어.” 박지훈은 그녀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 눈동자 속엔 희미한 기대가 스쳤다. 그제야 성유리는 깨달았다. 그는 여전히 자신을 완전히 기억하진 못하고 있었다. 다만 무의식 속 어딘가에서 ‘성유리’라는 이름만큼은 잊어선 안 된다고 깊이 새겨두고 있었다. 그의 창백한 얼굴을 보는 순간 성유리의 마음이 저릿하게 아파왔다. 그녀가 집에 오기 전까지 그는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눈시울이 붉어진 걸 보니, 아마도 정말 많이 아팠을 터였다. “앞으로 기억이 안 날 때는 억지로 떠올리려고 하지 마세요. 그때마다 내가 다시 말해줄게요. 무서워할 필요 없어요...” 성유리는 조심스레 그의 얼굴을 감싸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녀의 눈빛 속에는 깊은 연민과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 박지훈은 그 눈을 바라보며 서서히 진정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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