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2화
그릇을 들고 있던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손이 살짝 떨렸다.
이미 한 달 넘게 기억을 잃은 박지훈은 그동안 한 번도 성유리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성유리는 박지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띤 채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대답했다.
“나도 지훈 씨 좋아해요.”
확실한 대답을 들은 박지훈은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성유리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더니 주저 없이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성유리는 심장이 순간 목구멍까지 치솟을 것 같았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훈이 갑자기 키스를 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박지훈을 밀쳐낸 뒤 주위를 둘러봤다.
다행히 정영준과 장우한은 이미 위층으로 올라가 쉬고 있었기에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성유리는 손을 들어 박지훈의 가슴을 툭 쳤다.
“박지훈 씨! 여긴 남의 집이에요. 우리 집이 아니라고요. 함부로 행동하지 말아요!”
박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은은하게 웃었다.
“알았어, 네 말 다 들을게.”
두 사람은 같이 방으로 돌아갔다. 샤워를 마친 후 침대에 누운 성유리는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계속 뒤척였다.
박지훈이 몸을 돌려 성유리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왜 그래? 낯선 환경이라 잠자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잠이 안 오는 거야?”
성유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내가 곁에 있잖아. 우리 집이라고 생각해. 이제 9일 남았어. 곧 집에 갈 수 있을 거야...”
남자의 부드러운 말투에 성유리는 마치 박지훈이 기억을 잃기 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말투조차도 예전과 똑같았다.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남자의 허리를 끌어안은 성유리는 박지훈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한 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깊이 잠이 들었다.
이후 며칠 동안 성유리는 거의 밖에 나가지 않고 줄곧 박지훈 곁에 머물렀다.
함께 치료를 받으러 다니면서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박지훈에게 약을 달여줬다.
한주에 도착한 지 닷새째 되는 날 마침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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