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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박진우는 성유리가 집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즉시 달려왔다. 폭우가 억수로 쏟아지고 있는 밤, 박진우는 검은색 우산을 쓴 채 윈드 타워 입구에 서 있었다. 성유리에게 전화를 세 통이나 걸었지만 받기는커녕 전부 차단당했다. 한편 2층 창문을 통해 마당 입구를 바라본 진미연은 밖에 서 있는 박진우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벌써 한 시간 동안 서 있었어. 밖에 번개도 치는데 정말로 계속 기다리게 할 거야? 위험하지 않을까?” 재빨리 커튼을 닫은 진미연은 뒤를 돌아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최근 잠을 잘 자지 못했던 성유리는 병원에 가져갈 향초를 조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진미연의 말에 그저 시선을 한 번 흘긴 뒤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버려 둬. 죽든 살든 나랑 뭔 상관이야.” “두 사람 사이 좀 괜찮아진 거 아니었어?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거야?? 내가 모르는 사이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성유리에게 다가온 진미연은 눈에 의문이 가득했다. 잠시 생각한 성유리는 결국 그날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진미연에게 모두 털어놓았다. 그 말을 들은 진미연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성유리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너에게 그런 짓을 하려 했다고?” “응. 그래서 다시 박진우를 보고 싶지 않아.” 말을 마친 성유리는 창문을 흘깃 본 뒤 고개를 숙여 계속 향을 조제했다. 순간 주먹을 꽉 쥔 진미연은 온몸으로 싸늘한 기운을 내뿜더니 한 톤 높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개자식! 내가 너 대신 혼내야겠어. 정말 너무해!” “됐어, 가지 마.” 성유리는 문 앞에서 진미연을 막으며 말했다. “밖에 비가 이렇게 오고 있는데 나가면 젖어. 안 돼. 나중에 또 감기 걸리면 어떡하려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진미연은 투덜거리며 말했다. “박지훈 씨가 혼수상태라고 너를 함부로 괴롭히는 거야. 나중에 박지훈이 깨어나면 그날 일 꼭 말해. 그 개자식 톡톡히 혼내주도록 말이야. 정말 점점 더 선을 넘네, 넘어!” 진미연이 자신을 위해 박진우를 욕하는 것을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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