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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성유리는 그의 말을 듣고 눈가에 호기심이 스쳤다. “그래서 어쩔 건데요?” 박지훈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갑자기 허리를 살짝 꼬집었다. “어쩔 것 같아?” “진짜 그만해요.” 성유리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문 쪽을 가리켰다. “미연이가 옆 객실에 있다고요!” “가운데에 방 하나 더 있잖아. 뭘 그렇게 걱정해?” 박지훈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집 방음은 완벽해. 네가 걱정하는 일은 절대 안 생겨.” “그만해요. 지훈 씨 몸도 이제 겨우 나았잖아요. 그리고 나도 오늘 너무 피곤하고 또 다치기까지 했다고요.” 성유리는 자신의 손을 들어 그의 눈앞에 내밀었다. 박지훈은 그녀의 손을 잠시 바라보다가 마침내 낮게 말했다. “그럼 다음부터 나 화나게 하지 마.” 성유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욕실로 향했다. 박지훈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무슨 일이십니까?” 정영준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내일 일정 전부 취소해. 오늘 처리 못 한 일은 내일로 미뤄. 결혼식 준비팀은 현장 다시 점검하게 하고 꽃 상태며 전체 세팅까지 꼼꼼히 확인시켜. 그리고 이건 철저히 비밀로 해. 아무도 몰라야 해.”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박지훈은 창밖을 바라봤다. 욕실 안에서는 물 흐르는 소리가 잔잔히 들려왔다. 그의 마음은 서서히 가라앉았다. ‘내일은 누구도 내 청혼을 막을 수 없을 거야.’ 다음 날 아침. 성유리가 눈을 떴을 때, 진미연은 이미 송아림을 학교에 데려다준 뒤였다. 식탁에는 그녀와 박지훈, 두 사람뿐이었다. “오늘 저녁에는 내가 데리러 갈게. 같이 저녁 먹자.” 박지훈은 달걀 하나를 까서 그녀의 그릇에 올려주며 부드럽게 웃었다. “좋아요.” 성유리는 그의 진한 눈빛을 보며 오늘 밤 무슨 일이 있을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오늘 그가 다시 청혼할 터였다. 그 생각이 스치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성유리가 한의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정오에 가까웠다.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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