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8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성유리가 다리라도 다친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 박지훈은 그냥 그녀를 내려놓기 싫었을 뿐이었다. 그는 여전히 한 팔로 성유리를 품에 안은 채, 아무 말 없이 직원의 손에서 카드키를 받아 들고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곧장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자 성유리의 긴장이 서서히 풀렸다.
두 사람은 곧장 최고층의 로열 스위트룸에 도착했고 문이 닫히는 순간 박지훈은 성유리를 소파 위로 내려놓았다. 그러나 그다음 순간 그는 그대로 그녀 위로 몸을 숙였다.
성유리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오늘만큼은 이상하게 더 긴장됐다.
아마도 그가 방금 자신에게 청혼을 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박지훈의 키스는 약간 벌을 주는 듯한 느낌이 섞여 있었다. 그의 입술이 닿는 순간마다 성유리의 다리가 자꾸 나른해졌다.
잠시 후 박지훈은 그녀를 놓고는 땀에 젖은 이마 앞머리를 손끝으로 쓸어 넘기며 부드럽게 웃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긴장해?”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다정했다.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침을 삼켰다.
“나도 모르겠어요...”
박지훈의 눈빛이 순간 부드러워졌다. 그 안에는 애틋함이 묻어났다.
이후의 일들은 자연스레 이어졌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몇 번의 숨결이 오고 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성유리는 지쳐 잠이 들었고 박지훈은 그런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욕실로 데려가 씻긴 뒤, 다시 침대 위로 돌아왔다.
성유리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아침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들려온 건 휴대폰 진동음이었다. 방 안에는 박지훈이 없었다. 탁자 위에서 울리는 휴대폰을 보니, 정영준의 이름이 떠 있었다.
급한 일인 것 같아 성유리는 결국 전화를 받았다.
아직 인사도 하기 전에, 정영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그 심규찬 말입니다. 계속 성유리 씨를 만나게 해달라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만나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경찰을 협박하고 있어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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