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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애매한 눈빛... 이런 눈빛이 성유리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대체 어떤 관계일까? 여자가 다가오자 박지훈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박지훈의 행동에 성유리도 어쩔 수 없이 따라 내렸다. “지훈 씨, 오랜만이에요!” 앞에 있는 여자는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박지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애매한 눈빛은 당장이라도 박지훈을 삼켜버릴 것 같았다. “왜 갑자기 돌아온 거예요?” “해외에서 연예계 생활하기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국내에서 활동할 생각이에요...” 박지훈은 무언가 생각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훈 씨...” 두 사람의 사이가 너무 궁금해진 성유리는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로 박지훈에게 다가가 거침없이 입을 열었다. “이분 누구예요?” 박지훈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 여자가 먼저 나섰다. “저는 지훈 씨 약혼녀, 안지혜예요.” ‘약혼녀’라는 세 글자를 들은 순간 성유리는 머리가 띵 해졌다. 안지혜가 약혼녀라면 자신은 뭘까? 박지훈에게 언제 약혼녀가 있었던 거지? 왜 본인은 이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을까? 성유리의 놀란 모습에 박지훈의 얼굴에 눈에 띄게 긴장한 기색이 나타났다. 성유리가 차 앞을 돌아 두 사람 가까이 다가오자 재빨리 성유리 곁으로 다가간 박지훈은 성유리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안지혜 씨,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우리 약혼 진작 취소했잖아요. 내 옆에 있는 이 여자가 지금 내 약혼녀예요. 이틀 전, 이 여자에게 이미 청혼했고요...” 성유리의 허리에 놓인 박지훈의 손을 조용히 바라보던 안지혜는 얼굴에 무심한 미소가 떠올랐다. 안지혜 또한 박지훈이 성유리에게 청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로 이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해외에서 돌아온 것이다. 목적은 아주 간단했다. 바로 박지훈을 다시 자신의 약혼자로 만드는 것이었다. “지훈 씨, 저...” 박지훈은 안지혜가 혹시라도 또 이상한 말을 하여 성유리가 오해할까 봐 급히 말을 끊었다. “안지혜 씨, 시간도 이미 늦었으니 빨리 집에 가서 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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