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8화
순간적으로 성유리의 허리를 끌어안은 박지훈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아름다운 눈매를 바라보더니 한 톤 높은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무슨 뜻인지 물었잖아?”
늘 성유리에게 자상한 박지훈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박지훈과 연락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성유리도 정말로 괴로웠다.
성유리는 박지훈의 손을 탁 하고 뿌리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성유리!”
남자가 뒤에서 아무리 소리쳐도 성유리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돌아볼 생각도 전혀 없었다.
박지훈이 따라 나왔을 때 성유리는 이미 옆방 게스트 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쾅.
문 닫히는 요란한 소리가 복도 전체를 뒤흔들었다.
뒤에 인기척이 있는 것을 느낀 박지훈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옆방을 바라보았다.
박진우가 바로 옆방 문 앞에 서서 구경꾼 같은 눈빛으로 박지훈을 흘겨보며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뭘 봐?”
박지훈은 거침없이 말했다.
“연인끼리 싸우는 거 처음 봤어?”
그러자 박진우가 뻔뻔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본 적만 있는 게 아니라 달래준 적도 있어요...”
박진우의 말뜻을 잘 알고 있는 박지훈은 화가 나서 이마에 핏대가 섰다.
“너 죽을래?”
박진우는 박지훈의 말에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박지훈은 화가 나서 가슴이 들썩일 정도였다.
마음이 점점 더 초조해진 박지훈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아 결국 목욕을 하러 욕실로 들어갔다.
시원하게 씻고 나오니 그제야 마음이 서서히 안정되었다.
이날 밤, 성유리뿐만 아니라 박지훈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성유리와 싸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박진우가 바로 옆방에 있었기 때문이다. 박진우가 성유리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밤중에 성유리의 휴식을 방해할까 봐 걱정돼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성유리가 막 깨어났을 때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여름이라 워낙 비가 많이 오는 시기였다.
이불을 개고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 밖의 폭우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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