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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고개를 든 성유리는 진무열의 눈을 보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우리에게 영업 중단을 하라고 요구하니 해야겠죠. 당분간 집에서 쉬세요. 월급은 평소처럼 지급할 테니.” “그럴 수 없죠. 출근도 안 했는데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어요?” “괜찮아요.” 성유리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무열 씨에게 주는 건 미연이에게 주는 것과 같으니까...” 진미연을 언급하자 진무열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행복한 미소는 감출 수 없었다. 개인 병원의 문을 닫으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성유리는 직접 차를 몰고 벨뷰 레지던스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하니 김영자가 이미 점심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가득 찬 요리를 본 성유리는 순간 멈칫했다. “아주머니, 내가 돌아올 거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 “대표님이 전화로 말씀하셨어요. 점심에 집에 돌아와 식사할 수도 있다고 저더러 점심을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들은 성유리는 눈에 놀란 기색이 스쳤다. ‘지훈 씨는 내가 점심에 돌아올 줄 어떻게 알았을까? 아침에 본가를 나올 때 따라온 걸까? 그렇다면 개인 병원의 일도 알고 있는 것일까?’ “유리 씨, 얼른 와서 식사해요!” 바로 이때 귀에 들리는 김영자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성유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개인 병원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오후에는 스튜디오에 갈 수밖에 없었다. 최근 국학 스튜디오는 주이수가 관리하면서 진행 상황을 매일 성유리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스튜디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 서성이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여자는 스튜디오 문 앞에 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성유리는 이 여자를 한 번밖에 본 적이 없었지만 바로 알아보았다. 바로 안지혜였다. 성유리는 빠른 걸음으로 안지혜 앞으로 다가갔다. 뒤에서 나는 걸음 소리를 들은 안지혜는 이내 성유리가 온 것을 발견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왜 남의 스튜디오 앞에서...” 성유리는 안지혜를 똑바로 바라보며 진지한 어조로 한마디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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