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동시에 지구 반대편.
온서연은 깔끔하게 재단된 흰색 정장 스커트를 입고 밝고 넓은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리며 전부 영어로 된 협력 제안서를 검토하고 있었다.
그녀의 안색은 막 떠났을 때보다 훨씬 생기가 돌았다. 날카로운 눈빛은 서류에 집중된 채 냉철하고 유능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처음에 이곳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그렇지 못했다.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업무를 정리하고 프로젝트를 인수했지만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며 얼마나 괴로웠는지는 그녀 자신만이 알 수 있었다.
꿈속에는 박태준의 차가운 비난과 안해린의 의기양양한 눈빛, 그리고 시아가 혐오감을 담아 ‘엄마 싫어요’라고 말하던 모습이 나타났다. 가슴의 상처는 아무도 보지 않는 구석에서 여전히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가라앉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그녀는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일과 안해린에게 빼앗긴 딸을 찾는 데 쏟아부었다.
거의 자해에 가까운 바쁜 일상으로 자신을 마비시키고 자신을 재정비하는 데 사용했다.
그 효과는 분명했다. 온서연은 박태준에게만 의존해야 하는 덩굴식물이 아니었다. 그를 떠나도 그녀는 여전히 능력을 갖춘 유능한 온씨 가문의 외동딸이었다.
그녀가 이곳에 도착해 지사 업무를 인수한 지 두 주일 될 때, 몇 달 동안 교착 상태에 빠져 본사에서 거의 실패 판정을 받았던 중대한 프로젝트에서 돌파구가 생겼다.
그녀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던 이 프로젝트를 따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보여준 전문성과 강인한 의지는 상대방의 존중까지 얻어냈다.
원래 까다롭기로 유명했던 상대측 대표, 김현우는 계약서에 서명한 후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온 대표님, 감탄했어요. 이렇게 대단한 상대는 오랜만이네요.”
김현우는 키 크고 잘생겼으며 말이 없는 편이었다. 현지 한국인 사회에서 주목받는 새롭게 성장하는 강자로, 능력이 출중하고 배경도 탄탄했다.
이번 협력으로 인해 그는 온서연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는 겉보기에는 차갑고 연약해 보이는 이 여성이 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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